2011-2012 라리가 최고의 게임인 엘 클라시코가 바르샤의 홈인 누캄프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영원한 맞수와의 대결은 전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에 빠지게 만들곤 합니다. 최근 라이벌전 4연승을 이끌고 있는 바르샤가 과연 올 시즌 무패행진을 하며 라리가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를 제압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었습니다.

승패를 가른 환상적인 패싱게임

긴장감이 극대화된 게임은 의외로 초반에 끝이 났습니다. 완벽한 주도권을 가지고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던 바르샤는 6분 만에 메시가 골대를 맞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중원의 마술사인 이니에스타와 차비의 환상적인 호흡은 전반 10분 첫 골로 이어졌습니다.

페널티 박스 좌측에서 우측으로 쓰루패스가 이어지고 마르셀루를 지나친 공은 카시야스와 1:1 상황을 만들었고, 차분하게 로빙 볼로 골로 연결하는 차비의 모습은 침착함 속에 나오는 짜릿함이었습니다.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바르샤의 축구는 아트사커라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 경기에서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첫 골로 힘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레알 역시 호날두를 전면에 내세워 매서운 공격을 했습니다. 외칠과 디마리오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미드필드 라인이 절호의 찬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그들의 공격은 그 지점에서 끝이 났습니다.

프리롤로 움직이는 메시가 오늘 경기에서는 최전방이 아닌 미드필드 진영에서 내려와 자유롭게 볼 배급을 담당하며 황금 허리 라인인 이니에스타와 차비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호날두를 중심으로 한 외칠과 디마리오를 압도하며 전체적인 힘의 균형을 바르샤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레알의 수비진은 이미 완벽한 바르샤 맨이 되어버린 비야가 올린 크로스를 클리어하지 못했습니다. 이 실책을 놓치지 않은 페드로의 추가골은 그들의 골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게 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이들에게 초반 20분 안에 터진 바르샤의 두 골은 완벽한 골 찬스를 놓치지 않은 그들의 능력도 뛰어났지만 엉성한 수비 조직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며 완패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요.

이후 호날두의 공격들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다시 균형을 잡기에는 힘겨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유기적인 바르샤와 달리 뭔지 모르게 허술하게 무너져 내린 레알의 조직력은 모래알 같기만 했죠. 더욱 경기를 고조시키는 사건은 호날두가 바르샤의 수장인 과르디올라를 내치는 장면을 연출하며 두 팀 간의 몸싸움이 벌어져 극단적인 상황까지 나아갈 뻔 했습니다.

이미 2-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호날두의 이 행동은 그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고 이런 상황은 홈팀인 바르샤를 더욱 분발하게 만들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외칠을 빼고 라스를 투입해 중원 장악을 시도했지만 메시로 인해 레알은 완전한 농락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최전방이 아닌 왼쪽 윙에서 활동하는 공격수 비야와 프리 롤 메시와의 환상적인 호흡은 연이은 골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그들 간의 간격을 4-0까지 벌여 놓았습니다. 이후 경기는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는 레알과 이를 더욱 자극하는 바르샤의 환상적인 패싱경기로 이어졌습니다.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바르샤의 패싱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레알은 경기에서도 졌지만 마인드 게임에서도 패배하며 감당하기 힘든 선수들을 몸으로 방어하는 방식의 추태를 보이며 몰락해버렸습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보얀의 활발한 공격과 추가시간 터트린 제프린의 추가골로 엘클라시코는 5-0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남긴 채 끝이 났습니다. 5-0으로 뒤진 상황에서 키 플레이어인 메시를 뒤에서 걷어차는 추태까지 보인 레알은 경기와 경기 외적인 모든 것이 완패로 끝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스쿼드만으로 보자면 양팀 모두 지구방위대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라리가에서 최소 실점 다툼을 벌이는 스페인 대표 팀 골키퍼들인 카시야스와 발데스와의 대결도 흥미롭습니다. 전설적이 골키퍼인 카시야스에 비해 만년 2인자로 남겨진 발데스의 대결은 엘 클라시코를 흥분하게 합니다.

두 팀의 핵인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 역시 흥미로운 요소일 수밖에는 없지요. 중원부터 최전방 공격까지 그들이 보여준 신기한 힘은 바르샤와 레알의 현재를 있게 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의 대결이 전 세계 수많은 축구팬들이 밤잠을 자지 못하고 TV를 시청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스페인 중원의 마술사인 이니에스타와 차비의 마법 같은 패싱 게임은 외칠과 디 마리오 등이 맞선 레알을 압도하고도 남았습니다. 고립무원이 되어버린 레알의 벤자마와는 달리 왼쪽 사이드를 장악하며 최전방에서도 날카로운 슛을 보여준 비야의 대결은 당연히 비야의 완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경기 전체를 완벽하게 압도한 바르샤는 이로써 라 리가 1위를 탈환했고 엘 클라시코 5연승을 이끌며 5-0이라는 최다 점수 차 승리를 기록하며 환상적인 날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우주방위군의 수장이 된 무리뉴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굴욕을 숙적인 바르샤에게 당함으로써 이후 그의 레알 운영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라 리 입성 이후 첫 패배를 다른 팀이 아닌 바르샤에게 당했다는 것도 속상한데 완벽하게 게임을 내주며 5-0 치욕적인 완패를 당했다는 것은 선수단 전체 뿐 아니라 레알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르샤를 응원하며 관람했기에 가장 흥분되고 시원하며 편안한 경기였지만 마인드 게임에서도 패한 채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최악의 무력을 사용한 레알로 인해 경기 자체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완벽하게 바르샤에 밀린 채 단 한 번도 주도권을 잡지 못한 레알이 과연 4월 예정된 엘 클라시코 홈경기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지요.

바르샤의 매직 사커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 오늘 경기는 라 리가 최고수들의 환상적인 패싱 능력을 마음껏 볼 수 있게 해준 경기였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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