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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특별법' 제정, 정부·보수야당 소극적기재부 '배·보상은 사회 갈등 유발 가능성'…15개월만에 열린 법안심사, 상임위 문턱 못 넘어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4.02 11:2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에서 1년째 보류중인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통과가 또 다시 멈춰섰다. 최근 '4·3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한 사실상의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개정안 통과에 무게가 실렸지만,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배상과 군사재판 무효 조치를 골자로 한 특별법 통과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4·3 특별법 개정안을 15개월만에 논의했으나 결국 '심사 보류'로 결론냈다. 국회에 계류중인 4·3 특별법 개정안은 총 4건으로, 2017년 12월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3 특별법 전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후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박광온 민주당 의원, 강창일 민주당 의원 등이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쟁점은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비용과 4·3 수형인들에 대한 군사재판 무효화 등으로 좁혀진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4·3사건 등 특정사건보다 과거사 전반에 대한 사회 공론화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단계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4·3 사건에 대한 배·보상은 사회갈등 유발 가능성이 있다. 막대한 재원소요가 예상되며 현재 국회 계류중인 과거사 관련 법안에 대한 전수조사 및 비용추계를 먼저 거친 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의견을 제출했다. 

군사재판 무효화와 관련해서도 정부 입장은 보수적이다. 행정안전부와 법무부는 '이미 내려진 재판의 효력을 개별법 개정을 통해 무효화하는 것은 사법부의 권한과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4·3 사건에 대한 비방‧왜곡‧날조 등의 금지 및 처벌 조항에 대해서도 '비방‧왜곡 등에도 불구 타인의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는 과도한 처벌의 우려가 있으며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반대 또는 유보 기류도 전해진다.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정안 통과를 위해)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당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냐는 문제가 있다. 한국당은 처리가 급한 게 아니라는 이유로 법안심사를 계속 미뤄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 의원은 "한국당은 과거사 문제를 얘기하는 법안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당시 사건이 일어나게 된 미군정 관련 문제랄지 서북청년단의 경찰화 과정 등이 이승만 정권의 핵심을 이룬 지지 기반에 대한 문제제기가 될 수 있어서 그렇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3월 10일 제주시 관덕정에서 4·3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 1월 4·3 수형인 18명은 자신들이 받았던 군사재판이 불법이라는 취지의 재심을 청구해 재판부로부터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군사재판이 불법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재판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4·3 수형인 일부가 70년만에 '빨갱이'라는 오명을 벗은 것이다. 

이들의 법률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4·3 같은 경우는 다른 과거사 사건과 다르게 개별적인 배·보상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었다"며 특별법 개정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법안 심사의 가장 기본적인 절차조차 돌파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배·보상의 문제다. 무죄 판결이 나왔으니 이후 형사 보상이나 국가 배상 청구를 통해 이분들이 조금이나마 남은 생을 누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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