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가 드라마 유통 자회사인 SBS콘텐츠허브 대표에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을 선임한 것과 관련해 노사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SBS 이사회가 28일 2시에 열리는 가운데 사측은 이사회가 열리는 20층을 전면봉쇄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28일 SBS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조직개편안을 논의한다. 전략기획실의 경영기획·자산개발 기능을 경영본부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임석식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될 예정이었지만, 노조의 비판이 있자 이사회 안건에서 제외했다.

▲서울 양천구 SBS 사옥 20층에서 대의원 회의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사진=미디어스)
▲서울 양천구 SBS 사옥 20층 계단에서 사측 경비원과 노동조합 조합원이 뒤엉켜 있다 (사진=미디어스)

앞서 22일 SBS는 콘텐츠허브의 사장으로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을 선임했다. 문제는 김영섭 드라마본부장이 SBS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토리웍스의 사장이라는 점이다. 현재 SBS는 드라마본부를 본사에서 분리하고 스토리웍스로 편입한 후 독립 법인화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능 분리를 하려는 자회사 스토리웍스와 기능 흡수가 예정된 자회사 콘텐츠허브에 같은 사장이 임명된 것이다.

SBS본부는 25일 저녁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SBS본부 대의원들은 결의문에서 SBS미디어홀딩스가 선임한 콘텐츠허브 이사진의 전원 해임, 김영섭 콘텐츠허브 대표·장진호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이동희 SBS 경영본부장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또 대의원들은 “방송 독립과 경영 독립이 확보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SBS노조, 한 달 만에 다시 비대위 체제 돌입)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28일 이사회가 열리는 SBS 사옥 20층에서 대의원 회의를 열고 김영섭 콘텐츠허브 대표·장진호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이동희 SBS 경영본부장의 사퇴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20층으로 통하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봉쇄하고 경비를 배치했다. 이에 조합원 십수 명과 사측 경비원 간의 물리적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은 “며칠 전 박정훈 사장이 소유경영 분리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답변했다”면서 “하지만 SBS콘텐츠허브. SBS에 윤석민 회장의 대학 동창들이 포진되어 있다. 이런 이사회 구성을 놓고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지켰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보였다. 윤창현 본부장은 “현재 경영본부장은 이동희 씨고, 그는 윤석민 회장의 비선 노릇을 한다”면서 “(경영본부에 경영기획·자산개발 기능을 옮긴다는 것은) 조직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다 막고 윤석민 회장이 회사의 일을 지시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SBS 사장이 조합원을 뒤로 하고 이사회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SBS는 민영언론이지만 사회적 공기로 역할을 해야 하고, 소유경영 분리를 막으려는 시도와 싸워야 한다”면서 “SBS는 사업적 이해를 따르면 안 된다. 그러면 결국 자본에 굴복하고 권력에 굴복하는 오늘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박정훈 SBS 대표이사 사장은 조합원들에게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사회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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