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흑석동에 25억 7천만원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대책을 내놓는 와중에 재개발 지역 건물을 비싼가격에 매입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보유한 주택이 없기 때문에 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28일 공개된 정부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2018년 7월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상가건물을 25억 7천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28일 <문정부 '부동산 전쟁' 한창때 청대변인 재개발에 25억 투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보도한 매일경제는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서울 정비사업 최대어로 뽑힌 금싸라기 땅"이라며 김 대변인이 매수한 부동산은 향후 개발 가치를 고려할 때 35억원 안팎의 가치를 할 것이라는 주변 공인중개소 판단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28일자 <청대변인, 흑석동 재개발 지역 작년 16억 빚내 25억 건물 샀다> 기사에서 김 대변이 은행대출 10억원 등 약 16억원을 빚지고 해당 건물을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지역은 작년 5월 롯데건설이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흑석뉴타운 9구역'"이라며 "정부가 2017년 8·2 대책, 작년 9·13대책 등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청와대 대변인이 본인 자산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재개발 예정지 건물을 매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같은 일자 <청 투기대책 쏟아낼 때, 대변인은 '재개발 올인'>기사에서 "흑석 9구역은 인근 재개발 구역 중 가장 빨리 이득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이 지역 부동산 업자의 말을 인용하며 투기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김 대변인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시절 저소득층을 대변하는 칼럼을 썼다"며 이를 인용해 비판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2011년 3월 16일 한겨레 정치부문 선임기자 시절 '왜 아직도 박정희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난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 값이 몇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고, 난 애들 학원 하나 보내기도 벅찬데 누구는 자식들을 외국어고니 미국 대학으로 보내고, 똑같이 일하는데도 내 봉급은 누구의 반밖에 되지 않는 비정규직의 삶 등등. 가진 자와 힘있는 자들이 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초원에서 초식동물로 살아가야 하는 비애는 '도대체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낳게 한다"고 썼다.

2011년 3월 16일자 한겨레 <왜 아직도 박정희인가>. 오피니언 34면.

논란이 확산되자 정치권에서도 김 대변인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김의겸 대변인, 너마저...'라는 논평을 내어 "기민하고 과감한 투기실력이 놀랍다"고 비판, 대변인직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날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상무위원회에서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 과제가 청년들에게 희망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 축에 부동산 문제가 있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해도 시원찮을 고위공직자 및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야말로 정권의 도덕성에 흠결을 드리우는 것"이라고 청와대에 경각심을 촉구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변인을 비판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논란을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투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제 생각으로는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 둘 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빚이 16억원에 달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제 순재산은 14억원이고, 집이 25억원이다. 11억원이 제 빚이다. 은행에서 10억원을 대출 받았고, 사인간 채무가 1억원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결혼 이후 30년 가까이 집 없이 전세를 살았다. 현재 지난해 2월부터 현재 청와대 관사에서 살고 있다"며 "청와대는 언제 나갈지 알 수가 없는 자리인데 자리에서 물러나면 관사도 비워줘야 한다. 제가 나가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라 집을 사자고 계획을 세웠다"고 매입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재개발이 완료되면 노모를 모실 수 있는 아파트와 상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팔순 노모가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전세를 살며 모시기가 쉽지 않아 넓은 아파트가 필요했다"며 "상가는 청와대를 나가면 별다른 수익이 없기에 임대료를 받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걸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건물을 살 당시 별도의 특별한 정보를 취득한 건 아니며 가까운 친척의 제안으로 건물을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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