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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접대될 수 있는가?[도우리의 미러볼] ‘성접대’ 단어 사용에 반대한다
도우리 객원기자 | 승인 2019.03.28 07:34

[미디어스 도우리 객원기자] ‘성접대’ 꼬리 잡히고…’거짓말 전력’ 정준영 영장(MBC), “성접대 의혹 또 추가”..승리, ‘나도 피해자’적극 해명에도 논란은ing(조선일보), ‘별장 성접대’ 김학의 긴급 출금…검찰 수사 본격화(뉴데일리), 윤지오 ‘장자연 성접대’ 언론인.정치인 등 4명 검찰 진술(매일경제)

‘성접대’는 ‘버닝썬, 장자연, 김학의’ 사건을 다룰 때 언론 헤드라인으로 가장 많이 쓰인 단어 중 하나다. 그동안 숱한 성 비리 사건에서도 쓰였던 단어다. 최근 故장자연 사건의 증언자 윤지오 씨의 발언을 시작으로, 이 성접대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간 혹은 성매매 알선이라는 사건의 본질과 문제의 심각성을 흐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근본적으로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진실로, 성은 접대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성은 접대될 수 있어’ 보인다. 언뜻 보면 성 접대는 여성이 남성에게 사회경제적 자본을 대가로 치를 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접대, 상납’ 혹은 ‘스폰서’라는 표현이 쓰이고, 그 행위에 관여하는 여성에 대한 멸칭인 ‘X슬아치’, ‘창녀’라는 말까지 사용돼 왔다. ‘노력 없이’, ‘손쉽게’ 성적 자원을 이용해 사회경제적 자본을 얻는다는 이유에서다. 

윤지오씨가 故장자연 사건은 성상납 아닌 성폭행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사진=KBS 프로그램 _오늘밤 김제동_ 갈무리)

그런데 성접대의 주체는 과연 여성인가? 성접대라는 말에는 그 행위를 제공하는 여성의 존재만 부각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은 성상납 시스템의 거래 수단일 뿐, 거래 주체가 아니다. 만약 제대로 된 대가를 받았다면 충분한 경제적 자본은 물론 안전권, 건강권, 인격권까지 보장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창녀’라는 낙인으로 수치심과 죄책감을 부여받음으로써 경제적 가치와 인격까지 ‘후려치기’ 당하면서 성상납 시스템에 종속되고 있다. 가사노동이 그동안 부불노동으로써 가사노동의 주체인 주부가 경제 생산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며 가부장제에 종속되던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성 접대는 '남성 문화가 남성 문화에게’ 하는 것이다. ‘성접대’에는 ‘여성 접대’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성접대 시스템은 남성이 ‘여성 상납’을 통해 호모 소셜(homo social, 남성 연대)을 공고히 하고, 경제를 창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접대라는 말에는 그 접대의 손님인 수요자, 접대의 테이블을 마련하는 포주는 지워져 있다. 여성을 동원함으로써 쾌락과 사회경제적 자본을 ‘노력 없이’, ‘손쉽게’ 취하는 이들은 빠져 있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성 접대를 취하는 이들은 ‘성적 쾌락’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말 성적 쾌락이었다면 상대가 원하는 상태인지, 그래서 술이나 약에 취해 의식이 없는 상태는 아닌지 살피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더 많은, 더 새롭고 더 젊고 더 꾸밈 노동을 한 여성들을 동원하는 것만이 중요한 욕망은 성욕이라기보다 강간욕과 권력욕이다. 여성성에 대한 정복과 여성혐오를 통해 남성성을 증명하고 호모 소셜을 공고히 하려는 욕망이다.

그래서 ‘성은 접대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인권은 접대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치환될 수 있다. 문제도 명확해진다. 마치 한 대에 100만원이라는 ‘맷값’을 지불하는 현상은 가능하지만, ‘인격 상납’이 이뤄졌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두고 인격이 ‘유린’ 됐다고 말한다. 그런 현상에 놓인 이를 손가락질하지 않고, 그런 현상을 유발한 사람과 구조를 겨냥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접대 행위에 대해서는 정 반대로 여성에 대한 멸시로 이어진다.

성은 접대될 수 없다. 그럴 수 있다는 환상만 있다. 문제의 본질을 정 반대로 보지 않기 위해서는 ‘성접대’ 대신 성폭력 및 성매매 알선 범죄로 써야 한다. 또한 ‘별장 성접대’는 별장 성폭행으로, ‘초등생 콜걸’은 미성년자 성범죄로, ‘물뽕, 최음제’는 강간약물로, ‘골뱅이’는 심신미약자로, ‘리벤지포르노, 야동’은 불법촬영으로, ‘지인 능욕(일반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 판매하는 행위)’은 지인 성폭력으로 불러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 ‘간단한 단어라서’라는 이유는 논리적이지 않을뿐더러 문제를 그대로 두고 싶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강간문화는 강간문화라고 불러야 한다. 하지만 칼럼니스트라 불리는 황교익씨를 비롯해 ‘강간문화’라는 표현은 과장됐다며 사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미투 고발, 웹하드 카르텔, 버닝썬, 장자연, 김학의 사건’들을 보고서도 ‘강간문화’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성접대’라는 말은 문제삼지 않는 것 자체가 강간문화의 증상일 뿐이다.

도우리 객원기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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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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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19-03-28 08:19:23

    성접대가 정복욕과 권력욕의 발현이라는 사실은 동의...
    하지만, "남성이 남성에게"라는 건 너무 사건을 좁게 보는 거다.
    절대 다수가 "남성"에 의해 일어나는 일은 맞지만, 이걸 "남성"이라는 젠더문제로만 국한 시키면 오히려 피해자가 보호 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그 반대 여파로 전 국민적 지지를 잃게 된다.
    이런 사건은 권력자에 의한 강간 사건으로 규정하고 사회 전반적인 문화를 다시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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