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예능계에는 메인 MC계의 양대산맥이 있습니다. 바로 강호동과 유재석이지요. 그 이외 아직도 관록을 과시하는 이경규가 있고, 신동엽, 탁재훈, 김제동 등도 아직은 잔뼈가 남아있지요.

문제는 이들을 이을 차세대 MC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들을 이을 수 있는 재목으로 세 사람이 많이 거론되는데요. 바로 이수근, 신봉선, 그리고 김신영입니다.

사실 이들은 경험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수근과 김신영은 상상플러스에서 MC를 봤었고, 신봉선은 샴페인에서 그리고 현재 해피투게더에서 MC를 보고 있지요. 김신영은 청춘불패에서 사실상 MC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유재석, 강호동처럼 MC라고 보기에는 뭔가 무리가 있습니다. 그 뭔가가 무엇일까요? 이들이 메인 MC로 발전하려면 적어도 세 가지는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웃기려는 개그 본능

이 셋은 모두다 공개코미디 출신입니다. 김신영은 웃찾사, 신봉선은 개콘, 이수근 역시 아직도 개콘에서 선생님 역할을 하지요. 개콘에서는 단 5초만의 정적이라도 허용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웃기지 못하면 일주일간 준비했던 코너가 수포로 돌아가니까요. 이수근은 개콘에서 다른 걸 놓고 선생님만 하고, 김신영, 신봉선도 개콘과 웃찾사를 떠난 지 꽤 되었지만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인 것 같습니다.

1박 2일 이만기와 강호동의 승부 때 이수근이 웃기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생각해보면 잘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 씨름당시 강호동과 이만기는 "예능인 혹은 방송인"으로서가 아닌 씨름인으로서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수근은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웃기려고만 했지요. 오죽하면 이승기가 제지해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김신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춘불패는 그렇게 빵빵 터져야 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청춘불패 시청률이 떨어졌던 것도 멤버교체에 따른 부적응 및 초심을 잃어버린 행로 때문이었지, 빵빵 터뜨리지 못해서가 아니었습니다. 헌데 김신영은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웃음이 없어져서라고만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 전혀 적절하지 않은 타이밍에 억지로 "개그 실미도"를 하게 만들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불쾌감을 주었고,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신봉선은 한 에피소드를 찍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가끔 분위기 못 맞추고 나서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모두가 "웃음이 없으면 안 된다"라는 일종에 그들 안에 잠재되어 있는 하나의 강박관념인 듯합니다. 이것을 일단 버려야 할 것입니다.

웃기면 장땡이라는 생각

개콘, 웃찾사의 코너들을 보면 웃기기 위해서 조금 과장되게 가는 면도 있습니다. 개콘과 웃찾사는 사실상 "공개 코미디"이기 때문에 그런 점은 이해할 만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예능은 그렇게 봐주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김병만이 달인에서 "뜨거운 것 빨리 먹기 달인"을 했을 때하고 런닝맨에서의 "차 한잔의 여유" 하고는 반응이 상당히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콘에서는 조금 가학성 논란이 있어도, 조금 지저분해도 많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예능에서는요? 예능에는 잣대가 조금 더 심한 편입니다. 가령 과한 분장이라든지, 가학성 논란, 위험한 것, 지저분한 것들은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지요.

예전에 김신영이 개그 실미도를 한다고 먹던 복숭아 씨를 멤버들끼리 돌려먹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문에 상당히 말들이 많았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냐?" 하고 말입니다. 이수근 역시 웃음코드를 찾기 위해 트럭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행동도 했었고, 속옷만 입고 개울가를 누비는 행동도 했었습니다. 신봉선 역시 개콘 밖에서 심한 분장들을 했었습니다.

그런 것들은 "재밌다"라는 반응을 가져오기보다는 "거부감"을 가져옵니다. 예능에서는 그런 제조된 웃음보다는 그냥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호합니다. 예능을 볼 때와 공개코미디를 볼 때 약간 사람들이 요구하는 게 다르지요. "웃기기만 잘해"서 되는 게 예능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남보다는 자기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생각

셋 다 한 가지 비슷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뭔가 항상 자기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강합니다. 이것이 꼭 나쁜 생각은 아닙니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뭔가 스스로 책임감도 들 뿐더러 아무래도 사람들이 개그맨에게 더 웃음을 기대하는 면이 많지요. 그래서 그런지 셋 다 뭔가 나설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나섭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주변 멤버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청춘불패나 영웅호걸에 김신영과 신봉선이 투입된 이유는 단지 "웃기기만 해라"라는 명분으로 투입된 건 아니었을 것입니다. 둘 다 "무한걸스"라는 리얼을 해보기도 했고, 리얼 예능경험도 있기에 다른 멤버들을 잘 이끌어주고, 멤버들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못해주고 있습니다.

김신영은 써니가 떠나자 자신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멤버가 없음을 불평하고, 구하라만 감싸고 돌다가 비로소 요즘 주연과 콤비를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1주년 특집에도 불편할 정도로 "써니야"만 외치는 것도 조금 그랬구요. 다른 멤버들에게서 끌어낼 생각보다는 뭔가 맞는 멤버하고만 맞추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지요. 송은이가 들어오면서 김신영이 "개그우먼 MC"라는 부담을 덜어버리고 송은이 특유의 노련함으로 모든 멤버들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청불은 초심으로 많이 돌아왔지요.

신봉선은 어떨까요? 오히려 영웅호걸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멤버들을 연결해주는 고리는 홍수아가 다하고 있습니다. 홍수아는 나이 어린 아이유부터 노사연까지 누구와도 엮여서 개그 포인트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신봉선은 노사연, 서인영과만 거의 교류할 뿐입니다.

영웅호걸 맨 "단짝" 에피소드에서는 재미를 위해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승부조작의 행위까지 저질러서 맨 마지막에 모두를 허무하게 만드는 일까지 저질렀습니다. 쿨하게 넘어갔긴 했지만 1등을 달렸던 이진의 경우는 정말로 황당했을 법한 일이었지요.

물론 이들이 다른 멤버들과 아예 안 어울린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팀을 이끌어가는 역할보다는 그저 자기들이 웃음을 줄 수 있는 역할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서 참 아쉽네요. 이들의 경험이 괜히 있는 게 아닐텐데요.

재능으로만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난 세 사람이지만, 공개코미디의 습관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느낌입니다. 이들이 단순히 그냥 예능 멤버나 아니면 보조 MC로 남을 것이라면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자기들이 튀어도 되고 굳이 남을 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메인 MC가 되려면 다릅니다. 자신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다른 멤버들이 돋보이고 정말 안 될때 잠깐 나섰다가 다시 분위기 조성해주고 뒤로 물러나는 밀당의 기술을 가져야지, 게스트나 이끌어가야 하는 멤버들보다 자신이 더 돋보이려고 해서는 안 되지요.

유재석은 입담의 달인이긴 하지만 자신이 항상 웃기려고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잘 이용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끌어당겨주는 능력이 있습니다. 강호동은 몸개그의 달인이고 입담도 강하지만, 필요하다면 자신이 엎드려주고 남을 밀어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이수근, 신봉선, 그리고 김신영이 빨리 습득을 해야겠지요. 재능은 이미 있으니 요령을 조금 더 익히면 됩니다. 앞으로 이런 점들을 개선해서 메인MC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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