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법무부가 김학의 성접대 사건 등을 재조사하기 위해 검찰 과거사 위원회 기한을 2개월 연장한다. 수년 간 국민적 의문을 자아냈던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반발하는 정당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를 겨냥한 의혹 제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학의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대표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김학의 사건 등과 관련해 검경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19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과거사위 기한 연장과 함께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김학의 사건은 김학의 전 법무부 자관이 강원도 원주 소재 별장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수차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당시 동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이 확인됐고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2013년과 2015년 김 전 차관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김학의 사건 재조사에 반발하는 정당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김학의 전 차관에게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대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곽상도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게) 아무런 문제가 없고, 수사를 아무 데다가 막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게 바로 권한 남용이고, 그것을 하라고 하는 자체도 권한 남용"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런 왜곡·편파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수사란 것은 누가 봐도 공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당 차원에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당은 민경욱 대변인 논평에서 "황교안 대표는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과 전혀 무관하며 조사 과정에도 전혀 영향을 미친 바 없다"며 "김 전 차관의 임명과 사직 과정에 대해서는 당시 청와대의 인사검증에 따라 임명됐고, 추문 사건이 불거지자 본인의 뜻에 따라 사직했음을 이미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19일에도 한국당은 민경욱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황교안 당 대표는 이 의혹과 관련해 전혀 무관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아무런 관련도 없고, 아무런 문제도 없는 제1야당의 대표 흠집내기에 나선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마무리된 사건을 굳이 지금 이 시점에 캐비닛에서 다시금 들춰내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청와대가 왜곡·편파 수사를 지시, 조장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17일과 19일 두 차례 황교안 대표에게 제기되는 의혹에 반박 논평을 낸 민경욱 대변인은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었던 2014년 2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19일 한국당 관계자는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황교안 대표를 겨냥한 의혹이 터져 나온 것을 보면 '기획자'가 있는 걸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는 김학의 사건 등에 대한 재조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인 김학의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은 책임 있는 해명을 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권력이 개입했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해 '정의'를 밝히자는 것인데, 야당은 이를 '정쟁'으로 바라보느냐"며 "국민적 의혹이 컸던 사건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가가 철저히 진상 조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김학의 특수강간 사건에서도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며 "숫제 권력형 범죄마다 등장하는 유주얼서스펙트"라고 지적했다. 문 대변인은 "김학의는 두 차례 검찰조사에서 무혐의로 덮였다. 하물며 특수강간의 가해자를 법무부 차관에 앉히려한 박근혜 국정농단의 시기와도 겹친다"며 "(황 대표는)당시 최고 책임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김학의 사건의 추악한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