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밤마다가 생각보다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유재석의 놀러와를 상대로도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 나쁜 결과는 아니지요. 생각보다 청문회 컨셉이 재미있고 (비록 몇 번 썼던 것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강심장이나 놀러와보다 더 독한 질문들의 패키지로 접근해 나가면서도, 알아서 잘 포장되는 모습은 제대로 준비한 프로그램같아 보입니다.

탁재훈은 아직 입담이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박명수는 여전히 박명수고, 김제동은 나름 독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성은 왜 그가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예능돌에 가까운 면모를 보여주는지 확인시켜 주고 있고, 정용화도 금방 적응해서 치고나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 누구 한 사람이 빠졌지요? 바로 밤이면 밤마다의 얼굴마담이라고 볼 수 있는 유이입니다.

유이의 출연에 대해 왈가왈부 말들이 많은 듯합니다. 솔직히 제가 밤이면 밤마다의 PD는 아니니, 수많은 아이돌들 가운데 왜 그녀를 선택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유이의 출연이 그렇게 문제이고, 그렇게 프로그램에서 "못 봐줄"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습니다.

호불호를 떠나 솔직히 유이의 예능감은 부족한 편입니다. 순간순간 치고 나오는 능력이나 플레이걸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재치가 있다"라고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들에서 유이를 보면 원래는 밝은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죠. 예전에 "오소녀"라는 프로를 잠깐 본 적이 있었는데 (유빈, 유이, 효성, G.NA가 한 팀이었을 때) 그 안에서도 유이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밝은 아이였습니다.

유이의 "예능감"을 믿고 투입된 건 아닌 게 분명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입담 센 멤버들은 탁재훈, 대성, 김제동을 비롯해서 너무나 많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유이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유이는 정용화와 함께 비쥬얼을 맡고 있는데요. 정용화의 비쥬얼과는 약간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용화는 비쥬얼이 좋긴 하지만 동시에 그는 질문을 하는 패널입니다. 즉 아직 부족하지만 정용화에게는 독설 및 입담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이지요. 하지만 유이는 초반 게스트를 소개하고, 중간에 리액션을 담당해주는 역할입니다.

전체적으로 일대일 토크쇼가 아닌 이상 많은 경우 여성패널이 한 명은 존재해왔습니다. 놀러와에 김원희가 5년째 버티고 있고, 해피투게더에 박미선, 신봉선이, 강심장에도 게스트 이외에 정주리, 김효진이라는 여성 패널이 있습니다. 승승장구에도 한 때 태연과 김신영, 최화정이라는 여성 게스트가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김원희와 태연, 그리고 신봉선 박미션과 유이의 예능감을 비교하자는 건 아닙니다. 예능감으로 말하자면 훨씬 더 부족하니까요.

유이가 할 수 있는 건 분위기 조화입니다. 여자가 아예 없는 장소와 한명이라도 있는 장소하고는 느낌이 다릅니다. 왠지 더 편안하면서도 부드러운 마음이 들 수가 있지요. 특히 남성 게스트보다 여성 게스트들은 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여성 패널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많이 도움이 되지요.

또한 전체적으로 남성들만 몰려있으면 분위기가 칙칙합니다. 그럴 때 여성 진행자의 얼굴을 잠깐 비춰주거나 여성 진행자쪽으로 잠시 방향을 바꿔줄 때 남성 시청자들도 붙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시청자들 중에 별로 활약이 없어도 유이가 나와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유이 때문에 본다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마치 많은 여성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게스트는 말이 없어도 좋은 것처럼요.

또한 여자이기에 남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회 때 싸이의 화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유이가 같이 호흡을 맞춰주었기 때문에 싸이의 화술이 더욱 빛나 보일 수 있었지요. 남성들 사이에 샤뱡한 한 명의 여성 있을 때 분위기 바꾸기가 참 쉽다는 이야기이지요.

유이에게 사람들이 "애드립을 쳐라" "예능감도 없이 끼어들지도 못하느냐?"라는 비난도 하고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런 상황에서는 전혀 다르고 부족한 면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유이가 끼어들 짬밥이나 실력도 안 되기에 오히려 보면서 배우는 게 유리하지요.예전 해피투게더에 서현이 예능감이 뛰어난 언니들 사이에서 정말 비교될 만한 예능감이 없었기에 더 빛나는 효과와도 같다고 할 수 있지요.

유이가 애드립을 안 해서 프로그램의 맥이 뚝뚝끊긴다면 모를까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위해서 굳이 애드립으로 끼어드는 무리수를 던지지 않는 게 오히려 더 낫습니다.

어제 보니 그래도 자연스럽게 껴들어오려고 깔창이야기를 하는데 쓱 껴들었는데요. 그 장면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정용화와 대성이 발끈하면서 센스 있게 공격하는 것도 재밌었고, 유이가 모르는 척하면서 넘어가는 장면도 웃겼습니다. 특히 대성이가 키 대보려고 일어났다가 다시 쓱 앉는 장면도요. 이처럼 차근차근 노력하면서 한단계 한단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아직도 "유이만 밀어준다"라고 하시는데 작년이면 그게 성립이 됩니다만 올해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애프터스쿨에서는 가희가 영웅호걸에서 뛰고 있고, 주연이 청춘불패에서 뛰고 있으며, 리지는 런닝맨으로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멤버들 중 인지도와 영향력을 감안해서 들어갈 사람은 유이밖에 없지요.

그리고 올해 유이를 주구장창 밀어준 것도 아니고 단지 드라마 주연 하나 시켜줬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스폰서니, 밀어주기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은 그냥 "유이가 싫어서" 그녀를 비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유이가 아직 MC로서 부족한 게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이는 노력하고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전에 비해 밝아지고 표정이 좋아졌습니다. 요즘은 상당히 많이 웃으며 시청자들이 보기에 기분 좋은 그러한 미소를 많이 날려줍니다. 작년 부담감과 반대에 시달리며 피곤하고 약간 우울한 표정들을 보여왔던 유이는 없고, 이제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밝은 표정으로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유이가 나왔던 방송 중에 애프터스쿨 자체 내의 프로그램인 플레이걸즈와 우결을 제외하고 가장 밝게 웃으면서 노력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밤이면 밤마다> 이니까요.

비록 아직 파트는 없지만 차근차근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고요. 원래 또 그렇게 발언권이 많이 주어지는 역할이 아니라 깨알같은 발언권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2회 마쳤습니다. 차근차근 배워나가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줄 것입니다. 조금 더 지켜본 후에 그때 가서 말을 해도 늦지 않을 듯싶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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