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뉴스데스크>가 '뉴스와이드화' 개편 첫날 고 장자연 씨 사건 증언자 배우 윤지오 씨에게 부적절한 질의를 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MBC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19일 "어제 뉴스데스크는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 씨를 스튜디오에 초대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다"며 "이 과정에서 왕종명 앵커가 정치인의 실명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한 부분이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 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릴 예정"이라며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에 늘 귀 기울이며 더욱 신뢰받는 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MBC<뉴스데스크> 18일 방송 중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 씨를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이른바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의 이름을 공개해 줄 수 없느냐고 반복적으로 질문해 부적절하다는 시청자 비판이 일었다. (3월 18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앞서 MBC <뉴스데스크> 18일 방송 중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 씨를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이른바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의 이름을 공개해 줄 수 없느냐고 질문했다. 윤 씨는 지난 12일 진상조사단 참고인 조사에서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을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씨는 "여러 가지 상황상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말씀을 드리지 않는 건 앞으로 장기간을 대비한 싸움이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그분들이)명예훼손으로 저를 고소하면 더 이상 증언자나 목격자 신분이 아니라 피의자로서 명예훼손 배상을 할 수 있다"고 거절했다.

이에 왕 앵커는 거듭 "피의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이를 테면 피고소인이 될 수는 있다", "이런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오히려 진실을 밝히는 데 더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느냐" 등의 질문을 이어가며 윤 씨에게 정치인 실명을 밝혀 줄 것을 요구했다.

윤 씨는 "제가 발설하면 책임져 주실 수 있느냐"며 "(뉴스)안에서 하는 건 단지 몇 분이고 그 이후로도 저는 살아가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이 밝혀내야 하는 부분이다. 일반 시민으로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인터뷰 종류 포털 검색어에는 왕 앵커의 이름이 오르는 등 윤 씨에 대한 MBC <뉴스데스크>의 질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윤 씨는 이번 사태와 관련, 19일 자신의 SNS 계정에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윤 씨는 "현재까지 목격자이며 증언자로 살아왔는데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저는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명예훼손 피의자로 탈바꿈되어질 테고, 처벌을 받아야하는 것은 당연해질 사안"이라며 "그들은 그럴 힘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씨는 "뉴스를 맡은 진행자로서는 당연히 국민들께서 알고자하는 질문들을 하기위해 애쓰셨을테고, 현재 제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테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왕 앵커를 이해했다.

윤 씨는 "왕종명 앵커뿐만 아니라 지난 10년동안 그런 질문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서 하루에도 몇십 차례 듣기 때문에 우려해주시는 정신적인 고통은 일반인에 비해 낮다"면서 "(왕 앵커가)문자와 통화로 직접 사과해주셨다.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왔던 앵커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 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 우려심을 갖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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