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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면김연철·박영선에 가려져 있던 후보자들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9.03.18 09:03

[미디어스] 인사청문회 시기는 아직 일주일 쯤 남았고 국회에서 대정부질의 등의 공방이 남았지만 슬슬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국면이 본격화 될 것 같다. 공격이 집중될 걸로 예상되는 야당의 이른바 ‘낙마 1순위’는 단연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이다. 보수언론은 연일 김연철 후보자의 과거 글이나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을 문제 삼으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2순위는 누굴까? 여의도 주변 인물들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꼽는다. 이전 정권들에서 박영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의 ‘저격수’ 역할을 맡아 장관 후보자들을 괴롭혔기 때문에 뭔가 설욕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게다가 아무래도 ‘거물’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좀 더 파고 들어가보면 쟁점이 명확치 않은 느낌이 있다. 정책적인 부분에서라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 따지고 들어갈 일이 많지 않다. 만일 이전에 일부 언론이 예상한 대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다면 그야말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소득주도성장 등 거시경제 전반에 핵심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책이 아닌 데다 중소기업대책이라는 대목에서는 여야의 인식 차가 그나마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박영선 후보자 입장에선 야당의 이런 저런 정책적 주문에 대해 잘 알아들었고 열심히 하겠노라 하면 된다.

그러면 남는 것은 도덕성 등 개인적 문제와 관련한 것들인데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재산이 과다하게 많다는 거다. 물론 부자는 장관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재산 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런데 박영선 후보자는 정치인 출신으로 이 대목에서는 나름대로 관리를 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몇 가지 문제가 되고 있는 세금과 관련한 문제도 치명타를 맞을 만한 것은 아닐 것 같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 도덕성 부분에서 문제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들 하는 건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이다. 박영선 후보자의 아들은 24세 이전 출국을 이유로 병역판정검사를 2022년으로 미뤄 놓은 상태이다. 이 문제는 지난 2011년에도 논란이 됐는데 당시 박영선 후보자는 아들이 미성년자라 만 18세까지 미국 국적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사실은 분명 부적절하지만 또 한편으론 나름의 해명과 책임있는 조치를 약속하는 것으로 수습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낙마 1순위’ 김연철 후보자도 빈 깡통만 요란한 상황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보수언론은 김연철 후보자가 ‘막말’을 하고 ‘온정적 대북관’을 가졌다는 점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상정하고 이 정부의 대북온건론을 밀어 붙이기 위한 총대를 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문제시하는 김연철 후보자의 발언이나 행동, 처신은 맥락을 놓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김연철 후보자가 2013년에 종전선언을 하면 유엔사 임무가 소멸한다고 한 것은 그 당시엔 그렇게 볼 수도 있는 문제였다. 지금 시점에선 한국, 미국, 북한이 각자 종전선언의 가격(?)을 꾸준히 깎아온 결과 상황이 달라졌다. 종전선언은 ‘이벤트’의 성격으로 의미가 축소됐고 유엔사의 존속을 논해야 하는 국면은 평화협정 체결 논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들 한다.

2015년에 5.24 조치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5.24 조치는 천안함 피격에 대한 응징으로서 취해진 것인데 양자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꼭 5.24 조치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과거 중앙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이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에도 이런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 금강산 관광의 경우 박왕자 씨 피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을 북한이 내놓지 않는 한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데 어떻게 관광 사업을 진행하겠는가. 김연철 후보자가 이 문제에 대해 한 표현이 논란이지만 북한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점은 부정하고 있지 않다.

그 외에 비핵화에 앞서 핵 동결이 중요하다고 했다거나 힘으로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제재론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등의 주장은 이미 이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면서 여러 차례 확인한 내용이다. 따라서 김연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본인의 정책과 철학에 대한 개입을 시도하는 장소이기 보다는 곤란해진 이 정부의 대북정책에 야당이 딱지를 붙이며 망신을 주는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면 문재인 정권은 이번 인사청문회 국면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관심의 바깥에 있는 후보자들에게서 드러난 문제는 심각해 보인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재테크’ 능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애초 언론은 최정호 후보자 등이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내로남불’ 타령을 하는 수준이었다. 이 정권은 다주택자여서는 안 된다고 한 게 아니라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단지 다주택자라는 사실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정호 후보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자가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은 문제이다. 공직에 종사하면서 고가의 자산거래로 부를 증식했고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아파트의 복층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은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살고 있던 분당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절반씩 증여해 내야 할 세금을 줄인 대목은 황당하다는 기분까지 들게 한다. 이런 사람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는 게 과연 적절한 인사일까? 위법 등의 사례는 없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인사는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잘 넘어가지 않겠는가 하고 다들 생각했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진영 후보자의 배우자가 2014년 용산 참사가 발생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의 토지를 매입하고 2016년 26억원 대 분양권을 얻었다는 것이다. 진영 후보자 측은 평생 거주할 목적으로 해당 토지를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는데 과연 그렇게 납득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

그렇잖아도 보수세력은 최근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고리로 부동산 문제에 불을 붙이려는 중이다. 부동산 시장을 얼어 붙게 해 거래도 안 되게 만들어 놓고 세금만 더 걷겠다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그런 와중에 청문회에서 할 말도 생긴 것이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인턴 특혜 의혹이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장남 한국선급 특혜채용 문제도 요즘처럼 청년실업이 심각한 때에 야당이 공격하기 좋은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순 없는 것이다.

이쯤되면 이 정부가 매번 참새들에게 방앗간을 열어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소박한 의문을 갖게 된다. 장관은 인사청문회 결과가 어떻든 대통령이 그냥 임명하면 되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오르고 여당 의원들이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는 이런 시점에 그걸로 좋은 것인가? 인사청문회 국면과는 별개로 개혁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파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해봤으면 한다. 아직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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