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이 가득한 아시안게임. 메달이 넘쳐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하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종합 대회의 대표적 종목이라 할 "육상"도 우리에겐 조금 그런 종목 가운데 하나인데요.

어제부터 시작된 "아시안게임" 육상, 올 2010 광저우 대회의 육상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던지고 있죠. 모든 종목의 기본이자, 기초라 불리우며 스포츠 강국을 향해가는 우리의 약점이 된 육상, 이번 대회에서도 476개 전체 금메달 중 10%인 47개의 금이 걸려 있어, 금밭이라고 불리지만 쉽지 않은 도전, 내년 펼쳐지는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점검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 의미와 가치는 더 큽니다.

▲ ⓒ연합뉴스
어느대회보다 육상 대표팀의 가능성과 기대가 큰 2010년의 아시안게임. 첫날 대회가 펼쳐진 어제, 남자 경보 20km와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동메달이 나왔고, 오늘도 남자 장대가 펼쳐집니다.

무엇보다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100m경기도 오늘 펼쳐지는데요. 어제 1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한 임희남 선수와 김국영 선수의 질주와 기록달성 여부에 관심을 가져봄직 하다는 거.

내일은 기대를 모으는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 선수가 있고, 수요일에는 여자 장대 최윤희 선수와 남자 멀리뛰기 김덕현 선수가 대회 막판인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유력한 메달 기대 종목인 남자 창던지기와 마라톤도 펼쳐집니다.

올림픽에선 오히려 우리 선수들의 뛰는 육상 종목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아시안게임은 그 가능성과 기회가 더 높습니다. -뭐, 중계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과 다른 종목에 밀린다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 지금만큼 가능성과 기회의 장이 열렸던 적이 없었단 점에서 더욱 그 가치는 크죠.

하지만. 현실적으론 아쉬움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2011대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 육상 관련 기관들과 대회 조직위에서 이와 같은 좋은 기회를 잘 살라지 못한다는 점. 대형 이벤트를 한해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선수들에 대한 홍보나 관심 유도가 없다는 점은 안타까움 그 자체라는 거.

금메달이라도 나와야 주목을 받을까말까 싶은 상황이란 점은 더더욱 아쉬움을 더하고 있죠. 사실, 육상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만난 선수들의 공통된 의견은 그들의 노력이나 땀방울엔 다른 종목과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이런저런 시끄러움이나 문제들도 있습니다만, 그런 부분들은 사실 어느 종목에서나 볼 수 있다는 거. 유독 우리 육상은 주목받지 못하고, 그 아쉬움은 깊습니다.

세계무대에서의 기량 차이야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있긴 합니다. 뭐, 하루아침에 육상 같은 종목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긴 더욱 어려운 노릇이기도 하죠. 하지만 아시안 게임에서의 아쉬움은 조금 또 다른 깊이로 다가오는데요.

아시아의 경쟁 상대, 중국과 일본은 기본적으로 육상에서 선전을 보이고 있고, 중동은 아프리카 유망주를 귀화시켜 대회에 나섭니다. 2002 대회까지 3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록했지만, 지난 도하대회는 창던지기의 박재명 선수가 유일했죠.

이번 아시안게임, 어제부터 시작된 육상에서 과연 우리는 몇 번이나 웃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웃는 모습들을 우리는 쉽게 볼 수나 있을까요? 여러 고민들이 육상의 시작과 함께 달려오는 듯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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