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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에게 '선거제 개혁'이란 한국당 무력화 시도인 듯반대 근거 뒤집어 보면 답 나와…민주당·야3당 갈라치기 시도 "좌파독재법안 통과시키려는 것"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3.12 16:0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하며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또다시 꺼내들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을 넘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나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나 대표의 주장을 뒤집어 보면 의회 무력화가 아닌 한국당 무력화로 읽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 연설자로 나선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문을 열자마자 민주당은 사상 초유로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강행처리하겠다며 다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 세계 두 나라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제도"라며 "모두 의원내각제 국가"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제 국가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짝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모양"이라며 "결국 의회는 무소불위의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주장과 달리 의원수 확대도 불가피하다"며 "독일의 경우, 지난 2017년 총선 결과 당초 598석의 의원정수에서 무려 111석이 증가해 총 709석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표심 왜곡의 위헌 논란 소지도 있다"며 "정당간의 야합 투표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민주당의 2중대, 3중대 정당의 탄생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측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내각제에 가까운 권력 구조 개선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제 개편은 사실상 의회 무력화 시도"라며 "의회 민주주의 부정이다.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변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숫자를 27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완전히 폐지하겠다"며 "국회의원 숫자는 줄이고 대신 국회가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 우리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당 민주화가 사실상 실현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비례대표는 계파보스간의 밀실공천과 밥그릇 나눠먹기로 전락하기 일쑤"라며 "유권자의 정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직접선거의 원리에 위배될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정당이 알아서 정해주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직접 국민들께 물어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다른 야당들에게도 간곡히 호소한다"며 "당장 얻는 의석수에 의회민주주의 정신과 권력 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야당들은 집권여당에 의해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선거제 개편을 미끼로 좌파독재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내년에 여당이 단독 과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면, 선거제 개편 논의는 백지화될 것이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결국 야당들을 또 이용하려고 들 것"이라며 "우리 모두 솔직해지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의 무한 확대와 극심한 다당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외쳤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분산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한다"며 "대통령에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돼 있는 점이 결국 반복되는 정권 차원의 폐단들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을 넘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먼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원 총수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본질은 비례대표제다. OECD 회원국 37개 중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24개, 단순다수제와 비례대표제를 혼합해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8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의원수가 늘어나고 민주당 2중대, 3중대가 탄생한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독일식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의원수가 늘어날 여지가 있는 것은 맞지만, 스코틀랜드처럼 의원 총수를 고정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면 의원 총수에는 변동이 없다.

또한 과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했던 민주당은 최근 의원 총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다. 패스트트랙 추진 역시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면서 시작된 논의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장한 원 포인트 개헌을 걷어찬 것도 한국당이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 원내대표는 1월까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 즉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나 원내대표도 합의안에 사인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당시 합의를 뒤집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며 비례대표제 폐지, 개헌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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