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캬라멜 "마법소녀"는 휘성이 작사해 준 것입니다. 그간 휘성의 이미지가 있었기에 처음 "마법소녀"를 들었을 때 휘성이 작사를 해주었다는 것을 알고 사뭇 놀랐습니다.

헌데 휘성이 그와 관련해 비난을 많이 받았던 모양입니다. 결국 자신의 트위터에 휘성은 "오렌지카랴멜을 끝으로 오글거리는 가사는 그만 할께요!"라고 자신의 불쾌함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트위터 내용에는 "왜 이리 멋을 못 부려서 안달인지 모르겠네요"라고 쓰면서, "일상에서 쓰는 어휘를 돌아보십시오"하면서 "자기 소신??"하면서 웃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휘성이 무심코 한 말 같지만 생각을 해보면 중요한 말 같아서 몇 마디 적어봅니다.

좋은 가사, 좋은 노래는 누가 정해주는 것일까요? 물론 노래나 가요에 음악성이라는 게 있기는 합니다. 음악전문가들이 음악성을 평가할 때 많이 쓰이지요. 저 자신도 어떤 앨범을 가지고 "이 앨범은 음악성이 뛰어난 것 같다"라고 평가합니다. 가령 제가 그렇게 평가한 것은 브아걸 2집이었지요.

헌데 그게 정확한 기준입니까? 그건 제가 그 음악을 듣고 느꼈을 뿐입니다. 음악성을 판단하는 전문 음악가들도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뿐입니다. 단지 저와 음악전문가들의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오랜 시간 그쪽에 몸 담아 일해 왔고, 음악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즉 "오글거린다" "유치하다"라는 것은 개개인의 느낌일 뿐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 "유치한 가사"들이 유쾌하고 즐겁게 들릴 수 있습니다. "나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비하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은 없지요.

휘성에게 "자극적이다" "오글거린다"하기 전에 먼저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것이 절대 진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나에게는 오글거려서 미치는 가사이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즐길 수 있는 가사이니까요.

그런 가사라고 해서 꼭 저평가받아야 할까요? 노래를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가끔 "요즘 가요계 들을 노래 없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과연 들을 노래가 없는 걸까요, 아니면 들을 노래는 많은데 내 귀에 맞는 노래를 못 찾는 것일까요?

멋진 노래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유치한 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멋진 노래를 즐기는 사람은 음악을 아는 사람이고, 유치한 노래를 듣는 사람은 음악을 모르는 것일까요? 목소리나 악기 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듣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듣는다고 생각하구요. 유치한 가사라도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게 음악이고 노래일 것입니다.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음악에서 꼭 "고상함과 멋"을 찾아야 할까요?

휘성이 말한 부분에서 또 하나 공감되는 게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어휘를 돌아보십시오" 일상생활에서 말할 때 멋들어지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습니까? 물론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주위의 시선 때문에 억지로 멋을 내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게 더 거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막말로 "유치짬뽕"한 말을 써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갑니다. 인터넷에서 줄임말도 많이 쓰고, 편하게 말을 사용하지 굳이 "그려내려"하지는 않습니다. 헌데 왜 음악과 노래에 있어서는 꼭 말을 멋지게 "그려내야" 훌륭한 음악이 되는 것일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처럼, 작사도 꼭 주변 의식할 필요 없이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을 쓰면 되는 것인데 그게 안 된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합니다. 일부 팬들이 휘성에게 "자기 소신"을 가지라고 합니다. 혹시 휘성에게 "자기 소신"을 가지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휘성에게 팬으로서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를 유지해줄 것을 바라는 게 아닐까요?

휘성이 자기 소신을 갖는다는 것은 자기가 즐기는 일을 하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겠지요. 팬의 말에 휘둘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하고 팬이 "이런 가사 쓰지 마세요"하면 안 쓰고, "이런 가사 써주세요"하면 쓰고.... 이게 자기 소신을 가진 모습일까요? 오히려 자기 소신보다는 "팬의 소신"에 이끌려 사는 게 되겠지요.

자신들이 원하는 틀, 즉 "휘성은 오글거리는 가사를 쓰면 안 되며, 멋진 가사만 써야 한다" 라는 틀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에서 벗어나면 "휘성은 자기 소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비난하는 것만큼 모순적인 말이 어디에 있습니까?

솔직히 그래서 그를 비난하는 게 아닐까요? "내 수준에" 달하는 노래를 휘성이 써주지 않았기에. 즉 평소에 기대하는 휘성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 "이미지"에서 벗어난 오글거리는 곡을 쓰는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없기에...

"마법소녀?" 처음에는 오글거렸겠지요. 하지만 중독성 있게 따라 부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그 사람들이 소위말해 다 "오덕후"나 "일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방송에서 유재석이나 하하, 김종국 이런 사람들도 즐겁게 따라 부릅니다.

남을 즐겁게 해주는 작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휘성이 써준 가사로 인해 오렌지캬라멜도 좋아했고, 또한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좋아 했습니다 "처음에는 오글 거렸지만 듣고 보니 중독성 있어서 노래방에서 부르게 된다"라는 분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휘성에게 이런 가사를 쓰지 말라는 것은 그런 분들의 즐거움을 앗아가겠다는 소리까지 될 수 있겠네요.

듣고 즐거워하는 노래에서까지 귀천과 "급"을 따지지 맙시다. 즐겨듣자고 하는 노래에 그렇게까지 따져 가면 오히려 피곤하니까요. 오렌지카라멜의 "아잉", "마법소녀", 서인국의 "애기야"를 썼다고 휘성의 가치가 떨어질 거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휘성의 다양성과 기가 막힌 창의성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네요. 항상 무겁고 진지한 음악만 할 것 같았던 휘성이 이런 밝은 노래도 만들 수 있구나하고 더 놀랍게 느껴집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http://kmc10314.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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