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 20대 남성의 더불어민주당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까지 민주당의 20대 남성 호감도는 원내 5개 정당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의 20대 남성 호감도는 민주당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3월 1주차 여론조사 주요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45%가 '호감이 간다'고 답변했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1%였다. 원내 5개 정당 중 호감도가 비호감도를 앞선 정당은 민주당이 유일하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1월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민주당에게도 고민이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20대 남성 지지율 때문이다. 이날 조사에서 20대 남성들은 민주당에 호감보다 비호감을 표시한 응답자가 많았다.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6%가 호감, 48%가 비호감을 선택했다. 모름·응답 거절은 16%였다.

이 같은 신호는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민주당 지지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 젠더 이슈, 일자리 문제 등이 20대 남성들이 돌아서게 된 이유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사실 20대 남성은 민주당에게는 집토끼로 볼 여지가 많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20~40세대에서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0일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나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미안하고 죄송스럽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20대 남성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자 이 틈을 파고 든 것은 바른미래당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수역 폭행 사건 등으로 갈라진 20대 남녀 여론을 활용했다. 하 의원은 새해 첫날 혜화역 시위 등을 주도한 급진 페미니즘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해 "올해를 워마드 종말의 해로 만들어드리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월 23일 '워마드를 해부한다' 토론회를 열고 "워마드는 여권 개선 운동에 숨은 독버섯"이라며 "조만간 워마드 폐쇄 법안을 낼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날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 바른미래당은 20대 남성에게 35%의 호감도를 얻었고, 비호감도는 42%다. 민주당이 호감도 36%, 비호감도 48%인 점을 감안하면, 20대 남성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투표장에서 한 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20대 남성들이 상대적 박탈감 등을 느끼면서 젠더 이슈에 반응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면서도 "바른미래당에 20대가 호감을 보이는 건 반은 유승민 효과이고, 반은 현 정부에 실망해 딱히 오갈 데 없는 유보층 성향이 일시적으로 바른미래당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같은 조사 투표 의향 조사에서 바른미래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호감도 35%보다 낮은 20대 남성 응답자는 17%에 그쳤다. 반면 36%의 호감도인 민주당은 37%의 20대 남성이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부동층은 12%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전화면접조사(집전화 보완)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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