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많이 글로벌화되긴 했다지만 인터넷을 보거나 이런 저런 방송을 살펴보면 외국인에 대한 경계나 신비감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는 "한국인이 영어를 잘 한다"라고 부각시키지 않지요. 미국에서는 영어를 하는 게 당연하고 아예 "외국인"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국을 보면 한국인 / 외국인이 분명하게 구분되고, 연예계에서도 그 점은 볼 수 있습니다.

한경이 첫 번째 외국인 연예인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돌로서는 거의 첫 번째 외국인 아이돌이고, 잘 알려진 외국인 연예인의 대표주자가 한경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어찌보면 한경의 등장은 많은 외국인 연예인들에게는 본보기가 되었을 수도 있어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많은 한국에서 SM은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고, 결국 외국인 연예인이 등장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랬던 한경이 잘못하면 "외국인 연예인들이 가장 미워하는" 연예인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경은 사실상 SM과 틀어지면서 계약문제로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국으로 가기만 했으면 절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뒤처리가 문제였죠.

한경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힘들었다고 고백하면서 가장 친한 동료인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한경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는 그만이 알 수 있는 문제에요. 슈퍼주니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한경에게 메세지를 전하기는 했습니다.

실제 한경이 왕따를 당했나 안 당했나는 그들만이 아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슈주는 명확하게 아니라고 표현했고, 더욱이 한경에게 따뜻한 메세지를 전했지요. 그런데 한경은 그들을 비난함으로써 얼굴에 먹칠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지요. 이뿐인가요? 최근에는 CF를 찍었는데 자신을 부당하게 대하는 여사장이 "한국사람"이었고, 결국에는 그 여사장을 무찌른다는 게임 광고를 찍었지요.

그가 왜 그런 CF를 선택해야 했는지 역시 그만이 알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CF를 보고 한국인을 "악덕사장"으로 설정하고 그 악덕"한국인"을 무찌르는 “정의로운” 중국인 한경에 대해서 심한 반감이 생긴 모양입니다. 그를 지지하던 슈퍼주니어 팬덤 역시 많이 떨어져나가는 모습입니다.

이런 행보를 봤을 때 아마 한경은 한국에 컴백할 생각이 전혀 없나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한국인 동료 멤버들을 비난한 데 이어서 한국인을 악덕 사장으로 설정해 혐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CF를 찍었으니 말입니다.

이번 일로 엉뚱하게 피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다른 외국인 연예인들일 것입니다. 이들 중에는 13억분의 1이라는 빅토리아, 중국인 멤버 둘로 구성된 미스에이, 태국왕자라고 불리는 닉쿤 그리고 상당수의 유키스의 멤버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벌써 빅토리아와 미스에이는 어느 정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녀들은 한경과 같이 "중국" 에서 왔기 때문이지요. 왜 우리가 길거리에서 매너 없는 미국인을 보면 "미국인은 참 매너없네"하고 그 민족 전체를 비난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빅토리아나 미스에이에 글에서 종종 "그래봐야 중국인"이라는 댓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F(x)를 밀어주지 않는 것이 중국인 빅토리아가 있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를 지어내기도 했지요. 한경이 SM과 틀어져 중국에 갔다는 이유만으로요.

때문에 외국인 연예인들은 한경이 사고 쳐놓은 이상 괜시리 오해살 수 있으니 긴장하고 말실수 안 하도록 조심해야겠네요. 한국은 외국인에 대해서 아직도 약간 경계심이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민감한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민족성"과 "한국비하"입니다. 외국인인 한경이 그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다른 외국인 연예인에게까지 피해가 갈 것 같아 걱정됩니다.

한경의 선택은 많은 외국인 연예인들을 난처하게 만든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지요. 그렇기에 한경은 외국인이지만 외국인 연예인들의 적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한국사람들에게 외국인 연예인을 불쾌하게 볼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한경이 모든 외국인을 대표하는 건 아니랍니다. 외국인들 안에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한경의 일로 외국인 연예인들을 미워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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