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느낌은 "상당히 만족했다"내지 "생각보다 괜찮았다"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각자에 대해서 느낀 점을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탁재훈
탁재훈의 입담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게 확실히 증명된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습니다. 싸이에게 몰리기도 했지만 입담으로 싸이를 한 번에 보내더군요, 깐죽거림의 대명사와 뛰어난 입담 아직 죽지 않았네요.
2) 박명수
탁재훈과의 콤비도 "뜨형"에 출연하면서 잘 맞춰나갔나 봅니다. 박명수는 딱히 변화가 없지만 게스트에게도 당해주는 역할, 그리고 중간중간에 버럭 질러주는 역할 등 큰 변화가 없습니다.
3) 대성
대성은 깐죽거리고 예능감을 보여주면서도 선을 넘지 않고, 적당한 수위에서 적절한 멘트를 치는 노련함을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김수로가 자기를 구해줬다는 사실을 회상하며, 눈물을 그렁거리는 순수한 모습도 보여주며 아직 풋풋함을 볼 수가 있죠.
4) 정용화
쟁쟁한 선배와 경험 많은 실력자 속에서 드러나는 약간의 어리숙함과 미숙함. 그게 정용화의 MC캐릭터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네요. 뭘 해도 약간 어설프면서도 무언가가 서툰... 중간에 서현이 질문할 때는 귀엽더군요. 서현이가 좋긴 좋나봐요? 타 방송에서 이야기할 정도면... (아니면 고도의 지능? 전 그냥 전자로 볼게요)
5) 김제동
집단 토크쇼에 약한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끼어드는 면에서 조금 부족함이 있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적절한 때에 잘 끼어들더군요. 또한 그는 완충제입니다. 상대적으로 탁재훈, 박명수는 공격형이지요.
하지만 김제동은 가장 그 안에서 부드러운 캐릭터이자 약한 캐릭터입니다. 입담이 밀리는 게 아니지만 잘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 그 안에서 여기저기 날려주는 멘트들을 종합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지요.
어제는 싸이가 워낙 달변가고 스스로 정리를 잘하는 타입이기에 김제동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됐지만, 앞으로 김제동이 정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생길 곳 같습니다. 특히 게스트가 조금 융통성이 없거나, 싸이처럼 스스로 정리할 타입이 아닐 경우에요.
6) 유이
유이를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플레이걸즈를 보면서는 멤버들끼리 있으니까 몰랐는데, 공중파에서 보니까 확실히 느끼겠더군요. 바로 유이가 굉장히 많이 맑아지고 표정도 밝아졌다는 점이에요
아마 작년에 활동을 너무 많이 해서 몸도 지쳤었겠지만, 수많은 악플과 미움을 2009년에 거의 혼자 다 받다시피해서 (악플에 있어선 소녀시대를 능가할 정도였음) 어두워보였습니다. 유이의 우결에서도 초반에는 밝은 모습이었다가 가면 갈수록 조금씩 어두워지는 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버디버디 녹화로 방송에서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악플도 줄어들었고 오히려 동정세력도 많이 늘어나고, 무엇보다 유이가 스스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그랬겠지만 이전보다 리액션도 좋아지고 밝아졌습니다. 패떴에서 만나본 대성도 있고, 같이 드라마를 촬영한 정용화도 있고 해서 더 편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유이의 역할은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유이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차근차근 제대로 예능을 배울 기회로 삼아야겠죠. 홍일점이기 때문에 유이의 가장 큰 책임은 표정과 리액션입니다. 공격적으로 쏴대는 MC들 가운데서 카메라가 갈 때 생긋 웃기만해도 유이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몇 가지 넘겨야 할 산이 있습니다. 해피버스데이와의 경쟁에서는 확실히 앞서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보입니다. 해피버스데이가 약간 산으로 가는 경향이 벌써부터 보이더군요. 프로그램의 취지도 이해가 안갑니다. 놀러와가 언제까지 결방될지는 모르지만 놀러와와의 경쟁이 제대로 붙어서 대등해야만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자극성과 수위는 놀러와-강심장의 중간 정도로 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어떤 게스트이든지 잘 구워삶는 노련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바로 김제동, 탁재훈, 박명수 세 사람의 역할에 달려있는 것이지요. 첫 회 게스트인 싸이야 분위기를 장악할 정도로 예능에서의 달변가이고, 김수로도 한 예능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수월했지만, 다음 주 같은 경우는 적절한 수위가 정해지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게스트들입니다. 어떻게 게스트의 수위조절을 잘 하는가가 관건입니다. 신선하고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 프로그램,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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