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승호 MBC 사장이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아야 한다며 조직 분위기 변화를 촉구했다. 최 사장은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2049 밀레니얼 세대 시청자를 어떻게 해야 사로잡을지 연구해 우리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는 올해 들어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33%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젊은 세대를 사로잡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절박감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최승호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사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올려 조직 분위기 쇄신을 촉구했다. 최 사장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MBC의 광고매출은 전년대비 33% 하락했다. 최 사장은 같은 기간 지상파의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28%p 하락한 점, 평창 동계 올림픽 특수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큰 폭의 하락이라고 평가했다.

최승호 MBC 사장 (MBC)

최 사장은 하락하는 광고매출 추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중간광고 도입 ▲ '2049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램 라인업 ▲뉴스데스크 와이드화 등을 꼽았다.

최 사장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카드는 중간광고다. 최 사장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중간광고를 성사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중간광고가 실시되면 우리는 이 기회를 반드시 잡아 광고매출 추세를 반전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중간광고를 상반기 전후로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개정안 의결이 지연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간광고가 시행된다고 해도 지상파의 광고매출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급반전 시킬 만큼의 재원 상승으로는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최 사장은 MBC가 '2049 시청률'을 잡는 것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2049 시청자는 전체 시청자 중에서 더 젋고 까다롭고 예민한 계층이다. 특히 2039 밀레니얼 세대는 직접 영상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정도로 영상문법을 꿰뚫고 있다"며 "디자인부터 편집템포, 내용까지 새롭고 젊어야 한다. 어디선가 본 듯한 프로그램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이 제안하는 2049 시청층 공략은 '시대정신'이 담긴 콘텐츠 제작이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담아낸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2049 시청률은 0.6%에서 시작해 14.4%까지 치솟았다. 이들에게 이 시대의 '화두'를 던지지 못하는 콘텐츠는 화제성을 폭발시킬 수 없고, 광고주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없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최 사장이 2049 시청층, 밀레니얼 세대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MBC에 대한 젊은 세대의 평가가 박하기 때문이다. 최 사장에 따르면 최근 MBC 그룹콘텐츠전략부가 밀레니얼 세대를 상대로 MBC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MBC를 '청바지 입은 꼰대'로 생각하고 있었고, 20대들은 지상파 OTT인 POOQ을 '부모님들의 OTT'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꼭 가입하고 싶은 OTT'였다.

이에 대해 최사장은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며 "앞으로 우리는 2049에 집중, 집중, 집중해야 한다. 바깥의 젊은이들에게도 듣고 우리 안의 젊은 사원들에게도 들어야 한다. 젊은 PD들, 기자들, 사원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결정권을 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능·드라마 뿐 아니라 MBC의 보도부문도 젊은 시청층을 잡기 위한 '뉴스데스크 와이드화'를 준비하고 있다. MBC는 오는 18일부터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를 저녁 7시 30분부터 85분간 방송한다. 빠른 뉴스로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젊은 시청층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MBC는 3월 개편에서 '구해줘 홈즈', '마이리틀텔레비전2', '호구의 연애' 등 젊은 감각의 예능·드라마를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김태호PD가 새 프로그램으로 복귀한다. 편성에 있어서도 일요일 주말드라마를 폐지하고, 대신 새 프로그램을 배치해 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최 사장은 이를 큰 틀에서의 'MBC 프로그램 라인업의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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