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애플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AS 문제가 해결되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아이폰4와 아이패드를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16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 조찬 강연에서 “현재 SK가 애플과 굉장히 어렵고 힘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유지해 온 '국내 고객 서비스 정책'을 애플이 '전략적 양보'를 통해 수용한다면 아이폰4와 아이패드를 "연말이라도 출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 정 사장은 “지난해 경쟁사가 아이폰을 들여올 때 우리도 들여와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애플의 AS 부문 고객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면, 연말이라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초미의 관심사였던 SK의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가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굉장히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애플의 독특한 반품 정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플은 각국 공통으로 아이폰 판매량 대비 1%의 반품 물량에 한해 리퍼폰(중고폰)을 지원하는 AS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SK는 이를 국내 평균적인 AS 수준인 5% 안팎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내에 13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한 KT의 경우 약 5% 반품율이 발생했다. 그러나 1%만 반품해주는 애플의 정책으로 인해 4%의 리퍼폰은 애플을 대신해 KT가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아이폰은 구입 후 1년까지 무상으로 수리해주지만, 손상의 경우 일부 금액을 소비자가 부담하고 다른 중고폰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애플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정 사장은 “자동차의 경우 무상기간 중에 하자가 발생하면 중고차로 바꿔주는 AS는 없다”며 애플 AS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애플이 리퍼폰에 대해 1% 이상을 인정하지 않으려 해 어려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공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정책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처럼 보인다. 실제로 애플은 자사 AS 정책이 '글로벌 표준'이라며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사장의 발언은 변화를 낙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미 이례적으로 한국에 AS센터를 열었다. 정 사장은 이를 두고, "국내 소비자의 까다로움이 애플의 AS정책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애플은 지난 9월 중국에 아이폰을 출시하며 와이파이 기능을 빼는 등 각국의 사정을 수용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 SK가 연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출시할 경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를 독점해온 KT가 닥쳐 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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