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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만찬-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그 당연한 요구를 왜 막고 있나?안전의 격차와 최소한의 조건… 소방관 ‘국가직 전환’의 의미
장영 기자 | 승인 2019.03.02 14:42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은 당연한 일이다. 소방관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제대로 된 처우와 대우를 받지 못하면 당연하게도 위급한 상황에 국민들 역시 보호 받기 어렵다.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마지막에 나오는 이들이 소방관이다.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끔찍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소방관들의 기본적인 물품조차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지로 내모는 현실은 경악스럽다.

정치인들은 소방관들을 어려운 상황을 언급하고 이를 통해 표를 구걸하고는 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 공약은 무의미한 가치로 전락하는 일들이 반복된다. 여의도에 금배지 하나 달고 왕이 된 듯 거들먹거리는 정치꾼들의 행태에 국민들의 분노는 이미 좌절을 넘어 외면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KBS 1TV <거리의 만찬> ‘바꿔야 산다’ 편

세상은 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자들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그런 자들은 다시 한 번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을 막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 때문이라는 그 초라한 명분에 소방공무원들을 어떻게 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가 나자 뻔뻔하게 그 자리를 찾아 정치 공세를 하던 자들의 행태를 우린 잊지 못한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왜 막느냐는 제천 시민의 분노에 특정 정당 당원이라고 공격하는 당시 야당 대표의 행태에 기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끔찍한 화마로 수많은 이들이 희생된 그곳에서 보인 행태는 우리 정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거리의 만찬>은 소방관들을 만났다. 소방관들의 훈련 장소를 찾아 그들의 훈련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27kg이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빠른 걸음으로 화재 현장으로 가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힘겨운 일일 수밖에 없다. 1분 안에 모든 장비를 착용하고 화마가 덮친 현장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노후된 장비는 화마를 견딜 수 없게 만든다. 

KBS 1TV <거리의 만찬> ‘바꿔야 산다’ 편

보호 장구가 업그레이드되고 최상의 조건이라면 소방관들의 안전을 어느 정도 책임져 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장비가 노후 되어도 바꿔주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소방차는 너무 오래되어 부품이 생산되지도 않는다 한다. 없는 부품은 다른 부품을 가져와 깎아 맞춰서 겨우 사용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게 과연 2019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당혹스럽게 다가올 정도다.

화재 진압 훈련을 하기 위해 소방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부식된 손잡이가 부러져 훈련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은 누구의 문제인가? 출동하던 소방차가 고장이 나 도로 위에 멈춰서는 일도 소방관들의 잘못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인가? 수십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소방 현장 문제는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수준이다.

방화복은 더는 방화의 역할을 못한다. 한 소방관의 헬멧이 불길에 녹아내린 사진은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 정도 불길에서 소방관이 살아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불길을 잡고 녹초가 된 상황에서 길거리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는 소방관들의 모습도 우리에게 각인된 모습들이다.

KBS 1TV <거리의 만찬> ‘바꿔야 산다’ 편

소방관들이 국가직으로 전환해 달라 요구하는 것은 임금 상승이나 안정적인 노후 때문이 아니다. 그런 요구를 한다고 해도 그게 이상할 것은 없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일들을 하는 존재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국가직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안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함이다.

서울은 재정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나마 소방관의 수나 지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편이다. 하지만 다른 가난한 지역의 소방관은 수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화재 사고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서울에 살면 그나마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도 된다는 것인가?

국회의원 세비를 올리는 것보다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구하는 최전선에 있는 그들이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소방관들이 화재와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도 갖춰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그들에게 열정과 사명감만 요구한다면 그건 범죄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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