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윤수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 비핵화, 대북제재 해제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합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7일, 28일 양일에 걸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결렬 직후인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이번에는 어떤 합의에 이르지 않고 끝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굳건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어떤 옵션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며 "향후 방향을 봐야겠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이틀이었다. 생산적인 이틀이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6시간 동안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이룩하지 못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와 관련한 많은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는데, 김 위원장은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낙관적"이라며 "미국 협상팀이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결렬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재완화 때문에 회담이 이렇게 됐다"며 "북한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원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핵 프로그램의 상당수를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그렇다고 미국이 전면적인 해제를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와 제재완화에 대한 입장차를 어떻게 좁힐 것이냐는 질문에 "언젠가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견이 큰 것은 맞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이 정말 원하는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요구하는 질문에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관계"라며 "조만간 공군 1호기에서 가장 먼저 전화를 걸 것이다. 아베와 그 다음에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데, 그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이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김정은 위원장이 로켓이나 핵실험은 안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나는 신뢰하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그 사이에도 우리는 계속 합의를 이어갈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금 북한 대표들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제가 지금까지 아베 총리나 문재인 대통령과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곧 이야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한 것은 수억 달러를 지출했기 때문"이라며 "한미 군사훈련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지출이 있기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며 "한국은 경제부국인 데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시설 사찰에 대한 질문에는 "이미 사찰 준비가 됐고,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직 일정표를 정하지 않았지만,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회담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조만간일 수도, 오래 후일 수도 있다"며 "오늘도 딜을 할 수 있었지만, 했다면 내가 전적으로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는 강력하기에 더 그럴 필요는 없다"며 "북한 주민들도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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