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미쓰에이가 14일 사랑나눔콘서트에서 수지가 빠진 3인조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민, 지아, 페이는 수지의 파트를 나눠 부르고, 두명씩 짝을 지어 추는 안무는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수정을 해야 했습니다.

콘서트를 본 많은 사람들이 미쓰에이가 4인조에서 1명이 빠진 것에 공백을 느끼며, 그 이유를 궁금해했는데요. 수지는 앞서도 다리 부상으로 무대에 제대로 서지 못한 적이 있어, 혹시나 또 부상이 재발한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수지가 무대에 빠진 이유가 '드림하이' 드라마 촬영 때문이라고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어이없어 하며 "이젠 가수가 연기한다고 무대까지 빠지는 것이냐?"며 수지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수지를 향한 비난, 그 대상이 틀렸다

그렇게 가수가 본업인 무대에 서는 것보다 부업인 연기를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씁쓸해하고 있습니다. 가수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 것은 무대에 오르는 것이 되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촬영 때문에 무대에 불참한다고 하니 참 어이가 없습니다.

또한 그것뿐만이 아니라 더 황당한 것은 그룹에서 한두명 빠진 채 공연하는 것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가수는 무대에서 보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이 가수가 팬들의 사랑에 보답을 하는 가장 당연한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 중에서 한명 빠진 것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참 무성의한 것 같습니다.

응원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몇 시간을 추위 속에서 떨며 기다리다 그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러온 팬들의 입장에서는 참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히 미쓰에이 모두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었겠지만, 그 중에서 특히 수지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었을테니깐요.

하지만 사실 이것은 수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소속사의 잘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케줄 자체를 소속사에서 잡고, 신인인 미쓰에이는 그저 시키는데로 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수지는 소속사의 결정에 따라 움직인 것일 뿐이라, 이에 대한 비난을 수지가 모두 감당한다는 것은 좀 가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지가 촬영하는 드라마는 '드림하이'입니다. '드림하이'는 키이스트, JYP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가 손을 잡고 만드는 드라마로, JYP로서는 사업영역을 넓혀서 직접 드라마 제작사로 참여하는 첫 번째 도전입니다. 택연, 우영, 수지, 아이유, 은정, JOO 등 많은 아이돌들이 출연할 뿐만 아니라, 키이스트의 배용준과 JYP의 박진영도 직접 출연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JYP는 제작사답게(?) 소속 가수인 택연, 우영, 수지, JOO를 드림하이에 투입시키고, 대표인 박진영 역시 직접 출연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만큼 JYP에서는 '드림하이'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지가 사랑나눔콘서트에 불참한 것도 자연스레 이해가 됩니다. JYP로서는 콘서트보다 '드림하이'가 더 중요했던 것이겠지요.

방송인이 되어가는 아이돌, 소속사의 마인드가 문제다

사실 수지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에 도전하면서 본업인 가수 활동을 소홀하기도 합니다. 예전 원더걸스의 소희 역시 텔미 이후 이바보로 활동할 때 영화시사회 다닌다고 빠지기도 했고, 티아라 지연의 경우 공부의 신 촬영으로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애프터스쿨 유이의 경우 아예 버디버디 촬영을 위해서 뱅 활동에서 통째로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예능인인지 가수인지 헷갈릴 정도로 가수 활동보다는 예능 활동에 주력하며 인기를 쌓아가는 경우도 많고, 제국의 아이돌 광희는 노래도 못하면서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가수 오디션을 봤다고 당당히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

그렇게 언제부턴가 아이돌이 데뷔하면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자신의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본업인 가수 활동을 등한시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수로서 보다 완벽하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실력을 갈고닦고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데뷔 후에는 노래 연습보다는 연기 연습이나 몸만들기에만 열중합니다. 무대가 아닌 방송을 위한 준비를 하고, 가수가 아닌 방송인이 되어 갑니다.

기획사들이 오디션을 통해 가수지망생들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끼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합니다. 실력은 트레이닝을 통해 보통 이상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데뷔 후에 예능이나 연기 등으로 활동하며 돈벌이가 될 수 있는지를 따져봅니다.

슈퍼스타 K2에서 박진영이 김보경을 심사할 때도 드러났듯이, 색깔이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보다는 실력이 없어도 가르치는데로 잘 따라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연습생 시절을 통해 트레이닝을 받고 나면, 데뷔 이후에는 소속사에서 잡아주는 스케줄을 소화하기 바쁩니다.

가수로서 좀 더 완벽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키우기 보다는, 스케줄을 하나라도 더 잡아서 무대뿐만 아니라 연기고 예능이고 될 수 있는 한 모조리 투입시킵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스케줄을 쫓아가다보면 가수들은 어느새 방송인이 되어있습니다.

아이돌들이 연기, 예능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소속사의 마인드가 문제입니다. 단순히 인기를 얻고 돈벌이가 되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속 가수가 진정한 가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겉으로는 가수를 배출하는 소속사에서, 속으로는 가수 지망생들을 뽑을 당시부터 실력보다 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돈벌이를 위해 방송인이 되는 것을 권장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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