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시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유해한 콘텐츠”는 ‘언론의 오보’로 조사됐다. 언론의 오보가 가장 유해하다는 응답은 페이크뉴스·찌라시보다 더 많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뢰도가 높은 콘텐츠에 포함된 잘못된 정보가 애초에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된 콘텐츠(페이크뉴스·찌라시·편파 기사)보다 더 유해하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5일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뉴스’와 ‘가짜뉴스’>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언론재단은 “가장 유해하다고 생각하는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고, 응답자 24%는 ‘언론 보도 중 사실확인 부족으로 생기는 오보’가 가장 유해하다고 답했다. 가짜뉴스(23.3%)·찌라시(19.4%)·편파적 기사(13.9%)보다 높은 응답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뉴스’와 ‘가짜뉴스’> 조사결과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재단은 “(언론사의 오보가 가장 유해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온 이유는)언론사의 오보는 진짜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짐작된다”면서 “신뢰도가 높은 콘텐츠에 포함된 잘못된 정보가 애초에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된 콘텐츠보다 더 유해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사의 오보가 가장 유해하다”고 밝힌 응답은 전 연령층에서 고루 나타났다. 반면 찌라시가 가장 유해하다는 응답은 20대(22.6%)에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 노년층(12.8%)에서 낮게 나왔다.

언론재단은 “노년층 사이에서 ‘찌라시’ 등의 허위정보가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많이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찌라시가 가장 유해하다는 응답이 노년층에서 낮게 나온 이유는)노년층이 이러한 콘텐츠를 가장 활발히 소비 및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뉴스’와 ‘가짜뉴스’> 조사결과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한편 응답자들은 실수로 만들어진 잘못된 정보와 의도적으로 조작된 허위정보 모두 가짜뉴스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떤 콘텐츠가 가짜뉴스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찌라시(92.8%) ▲뉴스기사 형식을 띤 조작된 콘텐츠(92.0%) ▲언론사의 오보(89.6%) 순으로 응답했다.

또 다수 응답자는 ▲선정적 제목을 붙인 낚시성 기사(87.2%)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짜깁기하거나 동일 내용을 반복 게재하는 기사(86.8%) ▲SNS 등에 올라온 내용을 확인 없이 전재한 기사(85.9%) ▲사건 중 일부분만 전달하는 편파적 기사(81.4%) ▲광고성 기사(75.3%) 등을 가짜뉴스라고 판단했다.

언론재단은 “가짜뉴스라는 용어는 범위와 경계가 불분명한 채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면서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희박한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서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을 만한 거짓 정보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확대돼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언론재단은 “가짜뉴스라는 용어의 모호성을 줄이고 허위정보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조작된 정보(disinformation)와 실수로 인해 발생한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를 개념적으로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은 “언론사는 돈벌이 목적으로 생산해내는 각종 질 낮은 기사들과 충분한 사실 검증을 거치지 않아 만들어내는 오보까지도 ‘찌라시’, ‘페이크뉴스’와 같은 급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기사의 품질을 높이는 데 더욱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발송, 조사접속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4%,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0%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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