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는 톱스타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미 이승기는 톱스타 반열에 접어들었고, 현재 눈에 보이는 성과들만 봐도 충분히 톱스타라 인정할 만 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광고주 선호도 1위, 출연하는 예능 1박2일, 강심장의 높은 시청률, 드라마 첫 주연에 시청률 40%를 넘기는 대박까지. 단순히 반짝 스타라고 보기엔 그가 2009년에 이어 2010년까지 보여준 성과들이 너무도 커 보입니다. 그렇게 이승기는 가수에서 배우로, 광고 모델에 예능인, 그리고 이제 MC까지, 연예계에서 그의 활약은 정말 거침이 없습니다.

이승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겸손함입니다. 어린 나이에 많은 인기를 얻으며 톱스타 대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거만한 모습이나 자만하는 모습 없이 겸손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승기는 그런 겸손함이 선해 보이고 귀티나는 외모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며, 남녀노소, 10대에서 40-50대까지 두루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으로서 그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이승기의 성장 과정을 보면 운(?)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승기는 먼저 가수로 데뷔해서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며 20-30대 누나팬들을 설레이게 만듭니다. 그리고 높은 시청률의 예능 출연(X맨, 1박2일)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게 됩니다. 이어서 탄탄한 시나리오와 어울리는 배역으로 드라마(찬란한 유산)에 출연하고 시청률이 대박나면서 흥행배우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렇게 이승기는 가수에서의 연하의 이미지가 예능 X맨에서 그대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1박2일로 허당 이미지를 찬란한 유산의 철없고 돈 무서운 줄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연스레 대입시킵니다. 1박2일을 통해 얻은 강호동의 신임을 바탕으로, 급기야 강호동 토크쇼로 주목을 받던 강심장에 강호동과 함께 MC를 보면서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됩니다.

이승기를 보면 장동건의 이미지와 흡사함을 느낍니다. 물론 이승기는 신비주의는 없지만, 휜칠한 외모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 톱스타임에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겸손함까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완벽해 보이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톱스타 이승기의 한계

이제는 조금 냉정하게 생각을 해볼까요? 연예인이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며 롱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미지와 대중들이 치켜세워주는 엄지손가락입니다. 이승기는 이미 그 이미지 구축은 완벽합니다. 이승기가 스스로 특별히 환상을 깨는 사회적 문란을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이미지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들의 평가입니다. 워낙 좋은 이미지 덕분에 일단 시작부터 호의적인 평가가 이어지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놓고 보면 아직까지 이승기는 한계가 많이 느껴집니다. 이승기가 가수로서 톱스타인가요? 이승기가 연기자로서 톱스타인가요? 이승기가 예능인으로서 톱스타인가요?
가수 이승기는 보통입니다. 가창력도 뛰어나진 않지만 좋은 편이고, 노래도 대박은 아니지만 상위권에는 듭니다. 하지만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 이후로 대표로 내세울만한 히트곡은 없어 보입니다. ('결혼해줄래'의 경우 찬란한 유산 OST라서 일단 제외합니다)

연기자 이승기도 보통입니다. 연기는 나쁘지 않지만 뛰어나진 않습니다. 언제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연기자 이승기는 아직 검증이 덜 되어있고 불안불안 합니다. 사실 찬란한 유산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는 이승기의 뛰어난 연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기보다는, 캐릭터의 힘에 이승기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부합되어 나쁘지 않은 연기로 시너지 효과를 보았다고 보아야겠지요.

예능인 이승기 역시 보통입니다. 이승기는 허당 이미지를 구축하며 1박2일에서 많은 인기를 얻게 되지만, 허당 이미지는 오래가기 힘들고 오래가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이승기는 이미 허당의 이미지가 많이 희석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 MC?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 이승기는 조권처럼 예능인으로서 특출나다기보다,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번씩 센스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강렬하게 각인되는 스타일입니다. 예능에서 강호동을 뺀 이승기를 상상해볼까요? 이승기는 현재 강호동이 뒷바침 되기에 빛을 발하는 것이지, 강호동이 없는 이승기에 대해서는 전혀 검증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승기는 가수로 출발했지만, 정작 대박은 예능과 연기를 통해서 났습니다. 오히려 이승기의 인기 기반은 예능이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요. 그 기반을 바탕으로 찬란한 유산이라는 터보엔진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승기가 찬란한 유산 때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1박2일을 하차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반짝 인기는 얻었겠지만, 지금과 같이 그 인기가 지속되며 최정상에 오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이렇듯 이승기는 유닛으로 하나하나 살펴보면 아직 톱스타로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현재는 각각의 유닛이 이승기의 이미지를 통하여 잘 짜여진 시스템처럼 구축되고 톱스타로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승기가 톱스타로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사실 이승기는 이대로만 해도 향후 몇 년간은 문제없다고 봅니다. 워낙에 그 이미지가 잘 구축되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방면으로 좋은 활약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예인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홀로서기를 했을 때도 변함없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단 가수로서는 이승기가 미친 가창력이 아닌 이상, 아이돌 그룹들 틈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승기는 연기와 예능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 합니다. 하지만 예능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승기가 예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예능 MC가 가장 잘 매칭이 되지만, 이승기가 유재석 스타일의 진행과 게스트를 위해 망가지고 희생하는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승기도 나중에 이효리처럼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고 예능인으로 거듭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스트보다도 더 빛이 나는 MC가 메인으로 자리했을 때 과연 그 프로그램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결국 이승기가 롱런하기 위해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연기라는 생각이 됩니다. 나머지 노래나 예능은 이승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지지기반이 될 뿐입니다. 그리고 사실 현실적으로도 연기가 연예인이 롱런하는데 가장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배역이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수나 예능의 경우 요즘 워낙에 아이돌 경쟁이 치열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터라, 점점 나이가 들수록 그런 젊은 아이들과 계속 경쟁하고 그 인기를 유지한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이승기는 장동건을 잘 벤치마킹해야 할 것입니다. 하이틴 스타로 주목을 받다가 언젠가부터 미친 연기력으로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고, TV 출연의 잦은 이미지 소비는 줄이고 대신 연기를 통한 변신으로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수십년 동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기무라 타쿠야의 방법도 참고하는 것이 좋겠지요.

이승기는 분명 향후 몇 년간은 걱정 없다 하여도, 연기가 하루아침에 완벽해지지는 않습니다. 각자 다른 배역을 통해 연기 변신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계속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이승기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예능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롱런할 수 있는 연기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연기력을 통해 카리스마를 가지게 된다면, 이승기는 지금 가진 이미지와 더불어 앞으로도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톱스타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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