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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잘생긴 외모의 출연자가 거의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도우리의 미러볼] 여가부 방송 가이드라인 논란에 대하여
도우리 객원기자 | 승인 2019.02.23 13:17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배포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 가이드라인이 논란이다. 특히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권고안이 ‘문화 검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진선미 여가부 장관에게 “여자 전두환” 운운한 발언처럼 악의적인 비난들은 확실히 잘못이지만, 문제가 된 가이드라인은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았어도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아이돌 외모 획일성을 겨냥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되레 획일적인 기준으로 규제하는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규제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보도지침’에 한참 못 미치는 권고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부 기관이 공식적으로 마련한 안내서라는 점에서 실책은 분명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이제 다음의 가이드라인을 심사해 보자. “안 예쁜 외모의 출연자가 거의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

이번 여가부 가이드라인에 거부감을 느꼈던 이들이라면, 이 가이드라인 역시 비판해야 일관성이 있다. 여가부 가이드라인에 대한 비판의 본질은 ‘일률적인 외모 규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가부 가이드라인과 달리 위 가이드라인은 비판은커녕 방송가에서 조장돼 왔다는 점이다. 애초에 얼굴들이 똑같다며 ‘성형 괴물’이라는 조롱의 언어가 생긴 것 역시 이 암묵적인, 그러나 보도지침 수준의 강력한 외모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방송가는 그동안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도록 했다. 물론 출연자들은 닮은 구석이 있더라도 각자 고유한 외모와 개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여가부 가이드라인에서 설명했듯 “마른 몸매, 하얀 피부, 비슷한 헤어스타일,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과 비슷한 메이크업”이라는 점에서는 “쌍둥이”이다. 그리고 이 ‘외모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외모일 경우 놀림감이 되거나 애초에 출연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 ‘외모 가이드라인’을 지키더라도 영양 부실 및 거식증을 앓거나, 한겨울에도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높은 굽의 힐을 신고 춤을 추느라 건강에 치명상을 입는다.

위 묘사에서 알 수 있듯, 외모 가이드라인은 주로 여성 출연자들만 감당하는 문제다. 남성 출연자에 대해서는 여성과 달리 ‘안 잘생긴 외모의 출연자가 거의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이 강하지 않다. 남성들은 다양한 이목구비와 체형으로 폭넓게 출연한다. 잘생기지 않더라도 다양한 개성으로 인정돼 ‘한국 남성들은 수시로 (매력) 착즙 된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반면 여성 출연자에 대한 ‘외모 가이드라인’은 일반인 여성들조차 내면화하고 자기검열 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검열 독재”다. 과연 여가부를 비난한 이들 중에서 그보다 더한 이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한 이가 몇이나 될까?

JTBC 뉴스 방송화면

물론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외모는 분명히 존재한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미의 기준이 전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문제는 그 아름다움이 외적인 것에만 치중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외적인 것은 내면적인 것 나아가 삶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지금 사회에서 외모는 친밀한 관계를 맺고, 많은 이들과 감정적 및 경제적으로 교류할 기회를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꾸밈 노동’을 하지 않을 경우 차별 및 배제로 이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많은 여성이 ‘탈 코르셋’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이번 여가부 외모 가이드라인은 수정하되, 아예 없애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력차별금지법’은 불가능하지만 ‘아름다울 기회 평등법’은 가능하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저자 김원영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우리의 뇌는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기이기보다 긴 시간에 걸쳐 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의 눈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깍지’는 어쩌면 알 수 없는 비합리적 힘에 도취된 상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섬세하게 분별한 그 사람의 미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통합된, 그 사람의 초상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말하는지도 모른다”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방송 외모 가이드라인은 금지 위주의 네거티브 방식보다, 다양성을 마련하는 포지티브 방식이어야 한다. 김원영 변호사의 ‘아름다울 기회 평등법’을 응용해 방송 외모 가이드라인의 아이디어를 제시해 본다. 더 좋은 대안이 논의되기를 바란다.

‘TV 프로그램에서 구체적이고 섬세한 감정과 표정을 드러내는 다양한 외모의 캐릭터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예쁘거나 잘생긴 연예인이 뽀글머리나 안경을 쓰거나 비만 분장을 하기보다는 정말로 평범한 외모의 사람이 연기하도록 하기), 외모를 웃음 소재로 삼지 않기(몸집이 있는 사람을 게걸스러운 ‘먹보’가 아닌 좋은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모습으로 연출하기), 평범한 외모의 출연자를 입체적으로 연출하거나 비중을 늘리기 …‘

도우리 객원기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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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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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버 2019-02-23 17:33:06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모든 사회현상을 두고 평등으로 통한다라고 도기자가 주장하고 있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현재에도 평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누구나 기회균등의 사회가 가야하는 것이지, 평등, 성평등, 양성평등 이러한 단어는 관념적인 것이지 현실과는 괴리가 큰 개념이다   삭제

    • ㅇㅇ 2019-02-23 14:22:19

      염병하고있네 진짜, 이게 검열이지 니미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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