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5G 상용화 시대를 맞아 가계통신비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3G·4G 등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통신 요금은 증가했다”면서 “가계통신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5G 시대에는 요금제 가격이 오르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소장은 19일 ‘5G 시대, 가계통신비 부담 어떻게 낮출 것인가?’ 토론회에서 “통신 사업자의 매출 규모를 봤을 때 통신비 인하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안진걸 소장은 “이동 통신 사업자의 영업 이익은 (SKT·KT·유플러스 합쳐) 3조~4조 사이에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영업 이익이 1조가 넘는 회사는 30여 개에 그친다. (통신사의 영업 이익은) 엄청난 규모”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안진걸 소장은 “전기통신사업법 제3조에 따르면 이용자는 전기통신 역무를 공평하고 저렴하게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가계통신비를 보면 2인 가구 기준 13만 원이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소장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소득층의 통신비 부담은 적고, 서민·중산층의 통신비 부담은 크다”면서 “가계통신비 급증은 사회 전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진걸 소장은 “여러 전문가와 언론은 5G 요금제가 LTE 요금제보다 1만 원에서 1만5천 원가량 비싸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5G 서비스를 빌미로 이동 통신 요금이 인상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진걸 소장은 “통신사는 국민의 통신비 부담 증가 없이 서비스를 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5G 서비스가 아직 얼마나, 어떻게 더 발전할지는 모른다”면서 “정확한 근거를 기반에 두고 국민에게 요금 적정 수준을 설명해야 한다”고 밝했다. 윤명 사무총장은 “국가와 산업의 발전 측면에선 5G 도입이 중요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국민의 이익과 편익을 중심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했다.

한현배 한국공익통신협동조합 대표는 통신 사업자가 국민에게 5G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KT 상무 출신이다. 한현배 대표는 “30년 동안 통신업계에서 일했지만 5G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각 통신 회사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5G에 대한 설명을 보니 3G·4G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 화상통화·초연결사회·스마트시티·IOT 등은 3G·4G 때도 나온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현배 대표는 한국의 통신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현배 대표는 “2013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당시 세계에서 멕시코 통신비가 제일 비쌌다”면서 “지금 와서 물어보니 음성 무제한·데이터 10G 요금제가 600페소(3만 5천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현배 대표는 “멕시코 인근에 있는 벨리즈라는 국가는 10달러만 내면 음성 무제한에 데이터 7.5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들은 4G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음성 요금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체계로 전환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현배 대표는 “한국도 음성 요금을 폐지하고 합리적인 데이터 요금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은 “참여연대가 이동 통신 사업자와 통신비 원가 공개 소송을 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T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9조 4293억 원의 초과 영업수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한범석 분과장은 “막대한 규모의 초과 영업수익은 결국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의 과도한 통신비를 부담해온 결과”라면서 “이는 충분한 요금 인하와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G 시대, 가계통신비 부담 어떻게 낮출 것인가?’ 토론회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남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 과장은 “아직 통신사에서 신고 및 인가를 접수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서 “다만 5G 시대에 따라 (통신비 부담) 우려가 있다는 것을 공감한다. 우리의 원칙은 소비자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석 과장은 “가격 규제는 여러 부작용이 있고 작동이 힘들다”면서 “(알뜰폰·보편 요금제 등) 경쟁 활성화 통해 요금·단말기 가격 인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G 시대, 가계통신비 부담 어떻게 낮출 것인가?> 토론회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소비자시민모임·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 주최했다. 좌장은 김유향 국회 입법조사처 팀장이, 발제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토론자로는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한현배 한국공익통신협동조합 대표,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 남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 과장, 정광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 등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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