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짜릿했습니다. 4골 모두 원했던 플레이에서 나왔고, 무엇보다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24년 만의 우승을 향해 쾌속질주할 일만 남은 듯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C조 조별 예선 2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캡틴' 구자철의 2골과 김보경, 조영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고 첫 경기 북한전 패배의 아픔을 말끔히 씻는 데 성공했습니다. 첫 경기에서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던 한국은 2차전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상승세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 아시안게임 한국과 요르단의 축구 예선전에서 구자철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홍명보호는 첫 경기에 비해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원터치 패스는 간결하면서 원활하게 잘 이뤄졌고, 과감한 돌파와 적극적인 공세는 4골 대량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조직적인 플레이와 밀집수비를 뚫는 공격 결정력은 북한전 때보다 훨씬 좋았고, 선수들의 몸놀림 또한 전체적으로 가벼웠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첫 경기의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보이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장 구자철은 중원을 이끌면서도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며, 몸소 1차전에서 부족했던 면을 보완하는데 제 몫을 다 했습니다. 또 전방의 조영철, 지동원은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플레이를 잇달아 보여주며 문전을 자주 위협했고, 측면 풀백 신광훈의 활발한 오버래핑, 날카로운 크로스 또한 돋보였습니다. 여기에 후반에 교체 출전한 박주영은 이날 경기 중계 해설을 맡은 이용수 해설위원이 말했던 것처럼 정말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선보이며 대승을 거두는 데 좋은 역할을 보였는데요. 약 20여 분간 뛰면서 기민하고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나름대로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후반 38분, 감각적인 힐패스로 조영철의 쐐기골을 도우며 멋진 장면을 연출해냈습니다. 박주영의 가세가 홍명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선수들의 경험이 다소 부족하다 할 수 있지만 이미 주축 멤버들은 첫 경기 패배에 대한 아픔을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를 하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 1차전을 카메룬에 0-2로 패한 뒤, 2차전 독일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3차전 미국전을 3-0 화끈한 완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며 마침내 8강까지 순항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첫 경기에서 부족했던 것을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서히 보완하면서 자신감도 찾고, 경기력도 제 모습을 갖춰가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는데 이 경험이 1년이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도 위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보게 됩니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풍부한 경험이 돋보이는 홍명보 감독, 서정원, 김태영 코치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3차전 마무리를 잘 하고 16강 토너먼트에 대비해야 하는 홍명보호는 일단 빠른 시간 내에 정상 궤도에 다시 진입하면서 목표를 향한 질주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선수 소집, 차출 문제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홍명보호였지만 이번 요르단전 승리를 계기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오직 목표를 향해 그대로 나아가는 모습을 계속 해서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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