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암 투병중인 이용마 MBC 기자를 문병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 기자의 '국민대표단' 제도 활성화 제안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영방송 사장을 비롯해 권력기관장, 국무위원들의 선임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 방식의 '국민대표단'을 운영하자는 게 이 기자의 제안이다.

이용마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병문안 사실을 공개했다. 이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문병을 다녀가셨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나같은 게 뭐라고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며 "김정숙 여사께서 직접 보내주신 무릎담요도 아주 긴요하게 쓰일 거 같다"고 밝혔다.

이용마 기자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병문안 사실을 공개했다.

이 기자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병문안에서는 정부정책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이 기자가 대화가 나눴다. 앞서 이 기자는 지난 13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정부정책과 관련한 두 가지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해줄 것을 부탁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소득주도 성장정책 기조 유지와 공론화위원회 방식의 국민대표단 제도 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기자는 2017년 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이 진행되던 당시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를 통해 '국민대리인단' 제도를 제안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해고됐다. 이 기자는 지난해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면서 복직했다.

이 기자는 오늘 문 대통령이 자신의 메시지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직접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문 대통령은)소득주도 성장정책과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었다. 복지확충에 대해서도 불변의 입장"이라며 "적어도 경제정책에 관한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것 같아 무한 신뢰가 간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집단지성에 관한 신뢰도도 높다. 공론화 위원회 방식의 점진적인 확대방안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방송사 사장 선임과정에 공론화위원회 방식의 국민대표단을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찬성했다. 다만 법제화가 걸림돌"이라고 서술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통과여부를 국민대표단에게 묻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국회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2016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언론장악방지법'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박홍근 안'은 공영방송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국회 여야의 이사 추천 권한을 비율을 조정해(여7:야6) 법에 명시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근 '박홍근 안'을 기본으로 공영방송 사장 추천·임명 과정에 시민평가를 적용하는 방식이 여당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나, 정치권의 이사 추천권을 법에 명시한다는 점에서 언론시민사회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이용마 기자 역시 2017년 11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통화에서 "국회에 올라와 있는 '언론장악방지법'은 방안 자체로는 최악"이라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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