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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캠퍼스의 절대 권력자들, 학생들은 왜 복종하고 침묵해야 했나예술계 교수들의 갑질 실태, 제자는 노예가 아니다
장영 기자 | 승인 2019.02.16 13:11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언과 폭력은 충격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사회적 지위를 앞세워 학생들을 탄압하는 교수들. 대학라는 공간이 왜, 권력을 사유화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는지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예술 전공에서 유독 이런 문제가 불거진다. 아니 거의 대부분의 예술계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자유로울 것 같은 예술계 대학에서 왜 가장 큰 구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 의아하다. 자유를 억압당한 폭압의 공간에서 무슨 이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예술계 대학에는 여전히 일본의 잔재와 군대 문화가 남아 있다. 도제식 교육을 받아온 이들이 그 방식을 여전히 사용한다. 여기에 군대 문화까지 하나로 연결되며 기괴한 독재 스타일이 완성된다.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를 앞세워 학생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는 그들은 반성도 하지 않는다.

KBS 1TV <추적60분> ‘제자인가 노예인가 예술계 교수의 민낯’ 편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압의 문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나마 시대가 변하며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 교육계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한다.

중고교에서도 교사가 학생들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시대를 맞았는데, 성인들이 다니는 학교인 대학에서 교수라는 직책을 가지고 폭력을 행하는 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치욕이다. 폭언과 폭력, 성추행과 금품 요구 등 할 수 있는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

교수들의 이런 행태 못지않게 당황스러운 것은 재학생들의 태도다. 취재진을 외면하고 오히려 교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 그리고 직접 나서 SNS에 영상을 올려 교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는 그들의 모습에 묘한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도제식 교육으로 연극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은 많은 것들을 포기했다. 단순한 도제 형식을 넘어 스스로 독재자가 되어 군림한 자가 교수였다. 그리고 폭로가 쏟아지자 교수는 도망치듯 사표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재학생들이 독재자를 옹호하는 현상은 이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KBS 1TV <추적60분> ‘제자인가 노예인가 예술계 교수의 민낯’ 편

재학생들이 독재자를 옹호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에겐 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극 관련 단체장을 3년 이상 맡아왔다. 현장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그에게 밉보이면 연극 무대에 서는 게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들은 스스로 굴욕을 감수하면서까지 독재자를 옹호하는 모양새다. 

용기를 낸 학생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문제는 바로잡혀야 한다. 하지만 당장의 두려움에 오히려 독재자 교수의 편에 선 학생들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적폐를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악행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다시 반복된다. 그런 악행을 받아들이고 자기 안위를 찾은 자들이 다시 성공해 교수라는 직책을 얻게 되면 그들 역시 당연하듯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악은 그렇게 이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되는 것이다. 

악행을 일삼은 교수라고 태어나서부터 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을 가르친 교수, 그리고 현장의 부조리가 일상에서 체득되어 자연스럽게 자기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당한 것보다 더한 짓을 하는 것은 보상심리다. 그렇게 대물림되는 적폐는 청산되어야 한다.

KBS 1TV <추적60분> ‘제자인가 노예인가 예술계 교수의 민낯’ 편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신입생 교육은 가관이었다. 예술계 대학에 들어가면 신입생들은 선배들에게 일종의 교육을 받는다. 교육이라는 것이 특별한 게 아니다. 선배에 대한 예의를 이야기하며 폭력이 이어진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일상에 유입되고 과거의 도제식 현장은 모든 것을 억압하는 이유가 된다. 

교수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옷을 벗고 집단으로 춤을 추는 이 기괴한 모습은 현실이다. 그들이 사회에 나와 예술 활동을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학교라는 공간이 좋은 사회인을 만들어내는 대신 기괴한 문화를 교육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 어렵다.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온갖 추태 역시 그런 교육 문화가 만든 결과물이다. 이런 악습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사회가 정상일 수 없다. 우리 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의 비교육적 문화부터 사라져야 한다.

연극영화, 미술, 음악 등 예술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이 기괴한 모습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기도 한다. 많은 부분들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겨져 있는 적폐들은 그렇게 충돌하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사회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 현장과 여전히 독재자가 되고 싶은 일부 교수들의 만행은 부끄럽다. 

권력이라는 완장이 채워지면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는 욕망. 그 욕망이 제거되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없다.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독재자들이 발을 디디고 버틸 수 있는 공간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제 이 악습을 타파해야 할 시점이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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