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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 아나운서 고백은 왜 화제가 되는가?학력지상주의 사회의 편견 돌아보게 한 고백과 성찰
장영 기자 | 승인 2019.02.15 13:40

광주 MBC 출신의 프리랜서 아나운서 임희정의 글이 화제다.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글에 뭐가 적혀 있기에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고백에는 우리 사회의 직업에 대한 편견과 학력지상주의 사회가 필연적으로 담고 있는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실제 그렇게 교육도 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부모의 직업이 자식의 현재를 규정하기도 한다. 모든 부모가 판검사나 의사 혹은 재벌이 아님에도 말이다.

부모의 학력과 직업이 비교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대상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학력지상주의 사회에서 낮은 학력은 부끄러움의 대상이 된다. 아니 부끄러워하라고 사회는 강요한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죄악시된다.

배움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진 사회에서 제대로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공교육이 과연 의무교육으로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 되묻게 된다. 학교 교육은 해당 국가의 사회화를 위한 직업 교육이다. 직업과 정신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제대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위다.

임희정 전 MBC 아나운서

진리를 탐구하는, 학업 자체에 대한 갈구보다는 여전히 국가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는 방식이 남아 있다. 과거에는 이런 교육이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고스펙을 요구한다. 

인 서울이 아니면 취업도 힘들다고 강요한다. 최소한 인 서울 정도는 해야 사람 구실 한다는 식의 사회적 인식은 불필요한 투자를 강요한다. 서울대를 나와야 성공하는 시대는 점점 저물고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서울대를 목표로 인생을 저당 잡히는 일이 정상일 수는 없다.

"1948년생 아버지는 집안 형편 때문에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도 채 다니지 못했다. 일찍이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하는 노동을 했고, 어른이 되자 건설 현장 막노동을 시작했다. 1952년생인 어머니는 국민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1984년생인 저는 대학원 공부까지 마쳤다"

"사람들은 아나운서라는 직업 하나만을 보고 번듯한 집안에서 잘 자란 사람, 부모의 지원도 잘 받아 성장한 아이로 여겼다. 당연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시냐'고 물었다. 내가 '건설 쪽 일을 하시는데요'하고 운을 떼자마자 아버지는 건설사 대표나 중책을 맡은 사람이 됐다"

"'어느 대학을 나오셨냐' 물으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아도 아버지는 대졸자가 됐다. 부모를 물어오는 질문 앞에서 나는 거짓과 참 그 어느 것도 아닌 대답을 할 때가 많았다. 부모님은 가난과 무지를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다. 내가 개천에서 용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직하게 노동하고 열심히 삶을 일궈낸 부모를 보고 배우며 알게 모르게 체득된 삶에 대한 경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움직인 가장 큰 원동력은 부모였다. 물질적 지원보다 심적 사랑과 응원이 한 아이의 인생에 가장 큰 뒷받침이 된다. 길거리를 걷다 공사 현장에서 노동 하는 분들을 보면 그 자식들이 자신의 부모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나처럼 말하지 못했을까?' '내가 했던 것처럼 부모를 감췄을까?'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하고 싶다.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생도 인정받고 위로 받길 바란다. 무엇보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우리 모두가 존중 받길 바란다"

임 아나운서의 고백은 왜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이런 경험을 한 이들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편견이란 시선에서 우리 모두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라는 편견에 대한 자기고백이 존재한다. 아나운서가 된 자신을 통해 부모를 판단하는 그 시각들에서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의 글에는 부모의 직업과 학력을 속이거나 침묵으로 넘겨야 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 존재한다.

가난과 무지를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부모님. 시대가 만든 결과가 그들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현실에 대한 딸의 안타까움이 잘 묻어난다. 심적 사랑과 응원이 한 아이 성장에 가장 큰 뒷받침이 된다는 발언은 자신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결국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반문도 담겨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방송에는 대단한 능력을 갖춘 이들만 나온다. 학력 좋고 재력도 갖추고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소비된다. 이런 사회에서 뿌리 깊은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몸으로 체득된 그 편견은 부지불식간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학력과 직업이 한 사람의 가치를 모두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런 사회적 지표가 모두 옳을 수도 없다. 스스로 그 편견을 통해 위안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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