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는 외박 중은 정말 상큼한 로맨틱 코메디입니다. 위매리 문근영의 오바스러운 연기가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꽃거지 장무결 장근석의 시크하고 뻔뻔함이 참 멋있습니다. 그리고 정중한 싸가지 정인 김재욱의 재력과 매너를 갖춘 도도하고 차가운 모습은 부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리는 멋있지만 가난한 강무결과, 부자이지만 차갑고 싸가지 없는 정인과의 이중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객관적으로 굉장히 멋있지만 주관적으로 남자답지 않은 강무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는 이상적으로는 참 부러우면서도 현실적으로는 한심해 보이는 절대 결혼해서는 안 되는 최악의 남편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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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인은 스펙 상으로는 최고의 남편감입니다. 외모되지, 재력되지, 매너있지, 여자들의 이상형에 부합하는 이 삼박자가 정말 여자들에게는 입맛을 다시게 만듭니다. 정말 매리의 아버지 위대한의 말처럼, 세상에 어떤 아버지가 그런 결혼을 안 시키려고 할까요? 물론 남녀간의 사랑을 뺀 조건만으로 봤을 때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최고의 조건을 갖춘 정인이지만, 정작 매리에게 정인의 첫인상은 그저 몸서리가 절로 쳐질 정도로 기분 나쁘게 그리고 예의바른 정중한 싸가지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겠지만요.
매리는 왜 외박 중일까?
그나저나 제가 매리는 외박 중을 보면서 가장 의아했던 것은 바로 "왜 제목이 매리는 외박 중일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매리는 외박 중은 매리가 남편이 두 명인 이중 결혼 생활을 하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결국 남편이 두 명인 매리의 황당한 결혼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말인데요.
즉 매리가 여행 중도 아니고, 가출 중도 아니고, 바로 외박 중이라는 말은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는 결혼 생활을 뜻합니다. 또한 외박은 시간적으로 단기적인 의미를 지니는데요. 매리가 100일 동안 무결과 정인 사이에서 이중 결혼 생활을 하며 지내는 그 기간이, 제 2의 인생의 시작이라 불리는 결혼 이후의 인생에 있어 바로 외박 중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매리는 외박 중은 우리 사회의 결혼 문화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2화에서 서준은 정인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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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리는 외박 중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결혼에 대한 가벼움이 단순히 제도적 문제인지, 사랑과 행복이라는 것이 전제되지 않아 생기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사랑이냐? 조건이냐? 라는 극과 극의 상대를 통해 단순 결혼 전 동거가 아닌, 결혼 후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외박 중이라는 진정한 의미는 매리가 어이없고 황당하게 시작된 이중 결혼 생활을 통해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진정성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는 과정을 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리가 외박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그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선택을 하게 되겠지요.
이처럼 매리는 외박 중은 사랑과 조건 중에서 사랑이 선택되는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매리가 이중 결혼 생활을 하고 100일 뒤에 사랑과 조건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한다고 하나, 정작 법적으로 혼인신고가 되어 있는 것은 바로 조건 쪽이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매리가 나중에 무결을 선택하게 된다면, 매리는 정인과 이혼을 해야 합니다.
사랑이냐? 조건이냐? 이 문제는 이제 이상이냐? 현실이냐?의 문제로까지 커지게 되었는데요. 우리 사회의 결혼 문화가 바뀌는 것이 결코 단순히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만듭니다. 과연 매리는 외박 중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제작진이 매리는 외박 중의 결말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과연 무엇인지 벌써부터 자꾸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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