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그 자체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도 모자라, 보수적으로 소문난 그래미 뮤직 어워드의 철옹성을 뚫고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참석하는 최초의 한류 가수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10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진행된 ‘제 61회 그래미 어워드(61st GRAMMY Awards)’에서 방탄소년단은 시상자로 공식 초청됐다.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 패키지를 디자인한 허스키 폭스가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레드카펫 행사에 참가하고, 베스트 R&B 앨범상을 시상했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진입 기록은, 빌보드 핫 100 차트 2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싸이도 이루지 못한 결과다.

방탄소년단 제 61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렇게 해외에서 뜨거운 각광과 사랑을 받는 방탄소년단은 이상하게도 한국의 지상파 가요제에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

시상식의 엔딩 무대는 그해 가장 빛난 가수가 차지하는 자리지, 선배 가수가 연차가 오래됐다는 이유로 차지하는 자리가 아니다. 하지만 2018년 국내 지상파 방송사 KBS와 MBC, SBS는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2018년을 해외에서 뜨겁게 빛난 방탄소년단에게 연말 가요제의 엔딩 무대를 허락하지 않았다.

해외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덤)가 국내 지상파 가요제의 엔딩 무대를 눈여겨보았다면 고개를 갸우뚱했을 일이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도 방탄소년단을 알 정도면 가히 ‘국민 대표 K-POP 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이상하게도 국내 지상파 가요제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입지가 축소되는 경향이 연이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K-POP의 입지를 확장시킨 장본인이기에 가요제의 엔딩 무대는 엑소가 아닌 방탄소년단이 올라야 하는 게 맞다.

그 어떤 한류 가수도, K-POP 가수도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그래미 뮤직 어워드라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모두에 참석하거나 수상을 하지 못했다. 지금 방탄소년단은 그 어떤 K-POP 가수도 이룩하지 못한 진기록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국내 연말 시상식에서만 방탄소년단을 2인자 자리에 앉히는 이상한 현상이 연속해서 벌어졌다. 방탄소년단과 빅히트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에 언제까지 자존심을 굽히고 있어야 할까.

만일 올해 진행되는 지상파 3사 가요제의 큐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엔딩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하는 걸 보이콧해야 하지 않을까.

방탄소년단이 지상파 가요제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엔딩 무대를 희생하면서까지 오를 필요는 없다. 국내 지상파 가요제 무대에 오를 시간에 차리라 해외 무대서 스케줄을 소화해도 빠듯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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