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1박2일은 촬영 당시 14호 태풍 차바의 간접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애초 여행지였던 울릉도에 가는 배를 타지 못하게 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촬영 당일 여행지가 변경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었습니다. 하루 전날 이미 울릉도로 넘어가 미션 준비를 하고 사전 계획을 세우던 선발대는 그런 제작진의 연락을 받고 아연실색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정말 선발진의 노고가 비록 무위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선발진이 찍어온 울릉도 성인봉의 가을 단풍 절경을 볼 수 있어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제작진이 융통성을 발휘한다고 들떠있던 1박2일 멤버들은 지난 만재도에 이어 연달아 섬으로 간다는 나영석 PD의 말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매번 섬 여행을 떠날 때면 겪는 배멀미의 고통이 자연스레 떠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능을 약 먹고 하고 첫 끼가 배멀미 약이라 투정부리고, 방송을 볼 때면 그런 배멀미로 고생하는 것이 순간이동으로 편집돼서 나온다고 장난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방송에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뒤에서 보이지 않는 제작진과 스탭들의 노고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나영석 PD가 MC몽 하차 이후 5인 체제로 이끌어가면서 1박2일 위기론을 멤버들의 단결력과 협동심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는데요. 이미 끌리는 여행지 선정과 기획으로 위기론은 어느 정도 잠잠해 진 듯하지만, 그런 위기의식 속에서 더욱 융통성이 없어진 나영석 PD의 각오 덕분에 1박2일 멤버들은 앞으로 고생길이 휜히 보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번 주 1박2일은 그런 나영석 PD의 각오와는 달리, 1박2일 멤버들의 바람처럼 쉬어가는 방송이 되어버렸는데요. 사실 쉬어가는 정도가 아니라, 갑자기 바꾸어야만 하는 여행지에 아무런 준비 없이 촬영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하고 맙니다. 일단 준비가 되어있고 안 되어있고를 떠나 당장 어디로 갈 것인지부터가 문제였는데요. 일단 아침 식사 쏘기 복불복을 통해서 나영석 PD가 희생당하며 분량을 뽑아보지만, 앞으로 남은 분량 채우기에는 막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70-80명의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고 1박2일 멤버들 각자도 스케줄로 바쁜 일정 속에서 진행되는 촬영인데, 여행지에 대한 준비 없이 새로운 여행지에서 무작정 촬영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그동안 경험이 많이 쌓였다고 하나 모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상의를 하는 도중, 강호동은 엉뚱한 이야기를 꺼내는데요. 그것은 지금 계획 없이 새로운 여행지로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냉정하게 판단한 강호동의 순간적인 위기대처능력이 돋보인 부분이었습니다.
정말 씨름 황제 이만기와 씨름 악동 강호동이 20년 만에 대결을 한다? 누가 봐도 대박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렇게 애초 계획했던 여행지를 가지 못해 심할 경우 촬영 펑크까지 갔던 위기에서 강호동은 그것을 기회로 바꾸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대박을 만들어 내고 맙니다.
정말 이만기와 강호동이 비록 예능에서지만 다시 한번 씨름판에서 대결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설레는데요. 지금은 비록 씨름이 비인기 스포츠가 되어버렸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씨름은 상당히 인기 있는 스포츠였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씨름황제 이만기가 있었는데요. 이만기와 이봉걸이 대결할 때면 손에 땀을 쥐고 응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만기의 전성기가 지나갈 때쯤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 바로 강호동이었습니다. 강호동의 주특기는 되치기와 잡치기로 상대방의 힘을 잘 이용하는데 상당히 뛰어났습니다. 강호동은 특별난 기술이 아니어도 잘 이기는 머리 좋은 선수였는데요. 120Kg이 넘는 선수가 유연성마저도 상당히 뛰어나고, 당시 100미터 기록이 12초였다고 할 정도로 순발력과 스피드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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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와 강호동의 역대 전적은 1:4로 강호동이 앞서고 있는데요. 강호동은 이만기를 결승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당시 이만기는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 강호동과 대결한 터라 상당히 아쉬운 점들이 많았는데요. 과연 전성기 때 서로 붙었다면 어땠을지, 많은 사람들이 상상 속에서 그 둘의 전성기 시절 포스를 놓고 누가 이긴다를 두고 설전을 벌였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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