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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상생' 광주형 일자리, 난제는 노동계 반발공급과잉·노동권 침해 우려… 현대차노조, 파업 등 2월 중 대정부 투쟁 예고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2.01 15:2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해 12월 좌초됐던 '광주형 일자리' 협약이 타결됐다. 정부는 지역의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모델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산업정책상의 문제, 노동권에 대한 침해 등의 이유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노사 상생의 모델로 나아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그룹은 어제(1월 31일)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 자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보다 성숙해진 우리 사회 모습을 반영하며 산업구조의 빠른 변화 속에 노사와 기업에 어떻게 상생할지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고 포용국가의 노둣돌(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에 발돋움하기 위하여 대문 앞에 놓은 큰 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3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한국노총 광주본부장(왼쪽부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오른쪽)와 손을 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지방정부가 노·사·민·정 합의를 이끌어 내 일자리를 창출, 노동자에게 적정 임금을 지급하고 중앙정부와 협력 하에 주택·보육·의료 등 '사회 임금'을 지급하는 모델이다. 

협약에 따라 들어설 현대차의 완성차 공장을 살펴보면 노동자의 초봉은 연 3500만 원(주44시간 기준)으로 기존 업계 평균 임금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중앙 정부는 공공임대 주택, 보육·복지·문화 시설 등 '사회 임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노동자 1인당 연 700만원 가량의 '사회 임금'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금인상은 노사민정 협의회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도록 했다. 현대차와 정부는 공장이 들어서면 약 1만 명~1만 2천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장설립에 필요한 투자규모는 약 7000억 원이다. 자기자본 2800억 원, 타인자본 4200억 원 규모이다. 자기자본은 광주시가 590억 원(21%), 현대차가 530억 원(19%), 기타 60% 지분율로 구성돼 광주시가 대주주를 맡게 된다. 공장은 연간 10만대의 1000cc 미만 경차급 SUV 생산을 목표로 한다. 

특히 광주시와 현대차그룹은 새로 들어설 공장의 지속가능성을 명분으로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을 누적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연간 생산량을 7만 여대로 보았을 때 상생협의회의 결정사항이 5년 동안 유지된다는 전망이 나와 '노사협의를 5년간 유예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광주시와 현대차는 노동권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별도 합의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일 성명을 내어 "국내자동차 생산능력 466만대 중 70여만대가 유휴시설인데 광주에 10만대 신규공장 설립은 망하는 길로 가자는 것"이라며 "국내 경차시장은 2017년 14만대에서 18년 12만 7,431대로 매년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31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기아·현대차노조가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며 확대 간부 파업에 돌입하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소형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광주형 일자리가 '공급과잉'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따라 적자가 발생할 경우 공장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대차 울산3공장의 경우 올해 7월부터 7만대 규모로 소형차 양산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시장 포화 우려는 물론, 같은 회사 내에서도 간섭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가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자동차 산업 비전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노총은 어제 논평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산업정책 상의 문제점 외에도 노동자 권리에 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노사상생협의회 의결사항에 대해 노동권을 제한하지 않기로 별도 합의를 했다고 해도, 노동권은 합의를 해야 발생하는 권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별도합의에서 노동3권을 거론한 것은 역설적으로 노동권 제한 필요성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아무리 좋은 명분과 간절한 재벌의 요구가 있었다 한들, 아무리 총선과 설 민심 수습이 급했다 한들, 헌법으로 보장한 노동자 권리를 유예할 권한이 대체 누구에게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기업과 지자체가 손잡고 노동자 권리를 제한하는 방식이 '노사 상생'의 좋은 사례로 전국에 전파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자동차 산업의 평균 임금을 하락시킨다는 우려와 특정 산업단지 및 기업에만 정부지원이 직접적으로 이뤄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협약 체결과 관련해 민주노총과 연계해 2월 중 총파업 등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한편,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1일 tbs라디오'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한 노동계의 비판을 반박했다. 

정 수석은 "초봉 3500만 원은 광주지역에서는 상당히 높은 임금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산정된 것"이라며 "의료나 교육, 주거 지원 등이 병행되기 때문에 나쁜 일자리가 아니다"라 강조했다. 또한 현대차가 23년만에 국내에 공장을 처음 짓는 것이라며 해외로 나갈 일자리를 국내로 유치한 셈이라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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