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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바뀌었는데 청년들 삶은 변한 게 없다"[좌담회] 청년정당 우리미래…20대 남성이 문재인 정부에 돌아선 진짜 이유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1.29 08:2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지난해 말, 견고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그 이면에는 문 대통령의 주 지지층이었던 청년 세대의 이탈이 있었다. 특히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는데, 많은 언론이 젠더 갈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렇다면 2030세대 청년들은 문 대통령의 청년지지 하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미디어스는 2030세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청년정당 우리미래 당직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우리미래 당직자들. 왼쪽부터 조기원 선거제도위원장, 류희정 뿌리국장, 우인철 대변인, 박수정 디자인국장. (사진=우리미래 제공)

젠더 이슈·양심적 병역거부 등으로 20대 남성 반발심 생긴 건 맞지만…

조기원 우리미래 선거제도위원장 - 젠더 이슈가 발생하면서 반작용으로 남성들 사이에서 반발심이 생긴 건 사실이다. 특히 워마드 같은 강성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이 따로 없기 때문에 반발심이 더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근저에는 젠더이슈를 넘어서는 청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정하지 못하고 과도한 경쟁에서 소비되고, 여기에 여러 이슈가 결합하면서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더해서 양심적 병역거부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군대 가는 것 자체가 20대 남성에게는 불평등하게 느껴지는데 더 불평등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 사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여화의 증인에 다른 이유로 거부한 사람들을 포함해도 전체 군 입대 대상에 비하면 소수다. 민감하게 볼 비율은 아닌데, 청년문제가 결합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박수정 우리미래 디자인국장 - 20대 남녀를 분리하기 전에 먼저 청년들의 불안함을 봐야 한다.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들고, 내 미래는 보장돼 있지 않고, 앞이 안 보이고 치열하다. 최근 미투운동 등으로 여성운동에서의 목소리가 커지고 정부에서 여성 사업, 지원, 육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20대 남성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 세대에서는 남녀차별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 세대에선 크게 남녀 구분이 없이 지내고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내가 그렇게 한 것처럼 만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조심스럽지만 20대 남성들을 문제 집단인 것처럼 만드는 것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

우인철 우리미래 대변인 - 성평등 정책을 펴는 것을 보면서 20대 남성들이 자신들도 안 그래도 힘든데 또 다른 차별을 받는 것 같다는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사실 20대 남성들에게 군대를 가는 것은 거의 감옥 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가장 자신을 계발할 수 있고 경제활동도 할 수 있는 시기다. 그런 게 기저에 있는 상황에서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이 언론에 보이면 '우리는 뭐지'라고 느끼는 것 같다.

여기에 온라인이 활발한 시대적 특수성이 있는 것 같다. 온라인으로 오면 활발하게 남성과 여성이 부딪히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에 강한 의견이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평이한 말보다 강한 말이 주류가 되고 추천도 받기 때문에 현실에서 온라인처럼 심한 말이 오가지는 않는데 효과가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건 청년문제다. 청년의 삶이 보이는 상황이면 갈등을 조정하고, 너그럽게 여유 있게 보고, 상대방의 처지를 공감하게 되는데, 그렇지 않은 조건이다 보니 더 힘들게 느끼고 불만이 발생하는 것 같다.

류희정 우리미래 뿌리국장 - 최근에 여성 안심 주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주변 또래 남성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남자도 위험한데'라는 말을 하더라. '우리도 차별받는데'라는 이야기를 지나가면서 하는 친구들도 있다.

언론을 보면 고용이 어렵단 얘기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 세대가 주입한 '남성은 이래야 해'라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20대 남성들은 기득권 세대가 요구하는 것을 할 힘이 없다. 이게 오히려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게 아닌가 싶다.

여성들의 불합리한 억압과 차별에 대한 반발은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분출이 되고 있다. 그런데 20대 남성들은 기득권 세대가 만들어놓은 틀 속에서 오히려 대비가 되는 측면이 있다. 결국은 청년문제다.

최근 여론조사를 한 것들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북한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한다. 20대 남성들 입장에서는 경제가 어려워 취업이 힘든데 정부는 내게 와닿는 무언가를 해주지 않는다는 게 큰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청년문제

우인철 대변인 - 분명 여성들이 '너네도 가해자야'라고 하면 20대 남성들 입장에서 억울한 것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주변에 20~30대 여성들을 보면 폭력을 당한 경험이 한두 번씩은 다 있다. 당사자들이 체감하는 건 있는데 내가 했던 기억은 없거나 그렇게까지 본인이 겪지 않았으니 모르는 부분도 분명 있을 수 있다.

류희정 국장 - 어렸을 때 반장이 문구세트를 나눠주면 남성은 파랑, 여성은 분홍을 가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사회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차별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역시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여러 데이트 폭력 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된다. 여성이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살해되고 폭행당한 사건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여성은 남성보다 피해에 노출돼 있는 것은 분명히 맞다. 여성들이 페미니즘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거리로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기원 위원장 - 2030세대에서도 분명히 성차별이 있다. 그런데 지금 사회의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건 50대 이상 남성이 대부분이다. 아마 여성들이 가장 반발을 크게 느끼는 상대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주 대상으로 여러 운동이 벌어지는데 20대 남성 입장에서는 남성 전체로 느껴질 수 있다.

박수정 국장 – 기성세대에 의한 가부장적 문화가 만연해 있다. 이미 공고화된 구조적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 운동이 발현되는데 여성입장에서 사이다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20대 남성은 그럴 통로가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바뀌었는데 청년의 삶은 변한 것 없어

우인철 대변인 -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은 청년 문제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20대 남성뿐 아니라 지금의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경제, 문화 등을 기성세대와 동등하게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분노와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년들의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정부는 바뀌었는데 청년들의 삶은 특별히 변한 게 없다는 실망감이 있다.

박수정 국장 -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다. 불합리함을 느끼고 친구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청년정책이 실현될 거 같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딱히 변한 건 없다. 오히려 실망감이 더 든다.

조기원 위원장 - 촛불혁명이었다고들 한다. 그러나 혁명의 끝에는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 우리 삶에 촛불혁명이 도움이 됐는지 체감이 안 되는 게 당연하다. 청년들에겐 ‘집을 구할 수 있을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소득과 주거의 문제가 가장 크다. 이런 기본이 갖춰져야 취업이든 연애든 결혼이든 꿈을 꿀 수 있다. 이런 기본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청년세대가 반발하는 것이다.

우인철 대변인 - 작년 429조 원 슈퍼예산이 통과됐는데, 청년 일자리 예산은 3조 원이었다. 전체 일자리 예산은 30조 원 가까이 된다. ‘청년, 청년’ 하지만 예산 비율을 보면 청년이 우선 순위는 아닌 것 같다.

박수정 국장 - 문재인 정부가 펼치는 청년 정책이란 게 대부분 일자리 정책인데, 내용을 보면 돈 들여서 예산 짰으니 월급 적게 받고 가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80% 일자리가 중소기업인데 청년들이 왜 중소기업에 안 가려는지 봐야 한다. 정부가 회사의 복지, 조직문화 이런 걸 조정할 수 있는 개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류희정 국장 - 사회 안전망 강화도 필요하다. 청년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청년들이 사회 안에서 도전해보고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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