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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20회 - 성스 마지막 회 무엇을 남겼나?[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11.03 12:55

수많은 '앓이'를 양산해왔던 <성균관 스캔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사랑이 이토록 다양하게 표출된 것은 아마도 이 작품이 처음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시청률과 상관없는 대단한 열기는 드라마 종료 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스의 주제는 나약한 청춘들을 깨우는 것

새로운 조선을 세우기 위한 정조의 꿈은 잘금 4인방의 노력으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금등지사를 찾아낸 김윤희로 인해 정조가 바랐던 화성천도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금등지사를 얻었지만 문제는 윤식 즉 윤희가 여자라는 사실입니다.

   
   
대동 세상을 꿈꾸었던 정조에게 윤식이 윤희였다는 사실은 심각한 오류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아비를 죽인 존재들에 대한 처단과 도읍을 옮겨 새로운 조선을 만들고자 했던 정조에게 윤희의 실체는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자를 성균관에 들이고 그런 그녀에게 밀명을 내린 상황은 스스로 국법을 허물고 삼강오륜을 땅바닥에 떨어트리고 폐주가 되어버렸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화성 천도를 천명하려는 정조가 노론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윤희를 국법으로 다스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성균관 스캔들>의 핵심이자 주제가 드러난 것은 윤희를 구하기 위해 정조를 찾은 선준의 대사였습니다.

"김윤식 아니, 김윤희 버리시라 청하러 왔습니다. 또한 저 역시 버리시길 청하러 왔습니다"
"전하께서 꿈꾸시는 새로운 조선은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하가 김윤희를 버리고자 하시는 이유. 그 아이가 국법을 기망하고 오륜을 무너트려 여인의 몸으로 금녀의 공간 성균관에 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전하께서 꿈꾸시는 개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 아닙니까?"
"예와 법도에 걸맞지 않는 서열들을 등용하신 게 전하십니다"
"백성을 위한 싸움이 아닌, 저들 노론을 이기기 위한 싸움을 해오 신 것입니까"   
"전하께서 꿈꾸신 대동 세상엔 백성이 아닌, 전하의 신념만이 가득한 것입니까"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고 더는 흔들리지 않는 바늘이라면 제대로 방향을 가리킬 수 없다. 전하께서 주신 경구는 돌려드립니다"

정조와 선준이 나눈 이 대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야기하는 의미 있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조선을 꿈꾸었던 정조가 백성을 위함이 아닌 단순히 노론을 이기기 위한 싸움을 해왔다면 대동세상은 올 수 없다는 선준의 말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정조가 각신 양성을 통해 당파 인물을 멀리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신진들을 길러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만들어내던 과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와 많이 닮았습니다. 경상도 출신으로 자신의 지역에서 버림받고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앙숙이라 불리는 호남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대통령까지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사도세자의 아들로 영조의 대리청정도 거부당하며 정조의 왕위 등극에 맞서던 그들과 싸워야 했던 점에서도 유사한 부분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신하들 앞에서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하던 정조는 금등지사가 없었다고 공표합니다. 그럼에도 화성천도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노론을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닌 백성들을 위해 시작한 싸움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끝까지 그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한 정조는 결국 역사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만 했습니다. 마치 세종시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말입니다.

자신과 정당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려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성균관 스캔들>에서 읽혀진 건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특정 권력층을 위한 대변인이 되어버린 권력자가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사회를 만들어가는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려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은 이 드라마 속 정조의 모습과 겹쳐집니다.

선준과 윤희는 부부의 연을 맺어 성균관 박사로 후배들을 가르칩니다. 여림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비단 장사가 되었습니다. 홍벽서로 활약했던 걸오는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으며 청벽서를 쫓습니다. 청벽서를 보며 딸꾹질을 하는 그는 여전히 걸오의 모습이었습니다.

   
   

   
   

 

 

 

 

 

세상은 조금씩 변해갑니다. 나쁜 쪽이든 좋은 쪽으로든 세상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면 특정 세력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일이겠지요.

무너진 경제를 무기 삼아 공포 정치를 하고 이를 통해 젊은이들마저 무력한 존재로 만들어버린 세상에 <성균관 스캔들> 잘금 4인방은 흔들림 없는 의지를 선보였습니다. 어떤 어려운 세상이 자신들을 옥죈다고 해도 정의로운 대동세상을 위해 죽음까지 불사한 그들의 모습으로 많은 청춘들을 깨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성균관 스캔들>이 그저 꽃미남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은 '꽃남'의 아류작이 아닌 새로운 전설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설픈 로맨틱만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완성도에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 안에 현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잊고 살아왔던 우리의 청춘을 깨우는 메시지들이 담겨있었기에  <성균관 스캔들>은 특별합니다.

아이돌 연기자의 편견을 모두 날려버린 박유천,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 유아인과 송중기, 매력적인 여자로 돌아온 박민영 등 잘금 4인방에 대한 애정은 드라마가 끝나도 한동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살아있을 듯합니다. 단순히 외모로 승부하는 드라마가 아닌 그들에게 강인한 생명력을 부여한 제작진들로 인해 잘금 4인방은 우리 세대에 사라진 청춘을 깨우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잠든 청춘을 깨우고 새로운 대동 세상을 꿈꾸게 하는 잘금 4인방에 대한 추억과 애정은 오랜 시간 지속될 듯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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