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와 JTBC가 '국방부 위수령 검토 문건'을 두고 공방을 벌인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두 방송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언론사 간 상호비평은 권장되어야 할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SBS와 JTBC는 위수령 검토 문건의 진위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번 공방의 핵심은 군이 위수령을 내리려는 의도성을 가지고 ‘위수령 검토 문건’을 작성했는지다. 군은 촛불 정국 당시 ‘위수령에 대한 이해’와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 등 두 가지 위수령 문건을 작성했다.

JTBC는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 문건은 군이 위수령을 내리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반면 JTBC의 보도가 나간 후 SBS는 '두 문건 모두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에 위수령과 관련된 질의를 했고, 그 준비과정에서 나온 문건일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3월 SBS와 JTBC의 보도 (사진=JTBC, SBS 방송 화면 캡쳐)

JTBC는 지난해 4월 “SBS의 보도로 명예와 신뢰도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보아 정정 보도를 구한다”면서 언론중재위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 불성립 결정이 났다. 이후 JTBC의 방송에 대해 “사실을 왜곡했다”면서 방통심의위 민원이 들어왔고, 10일 의견진술이 진행됐다.

당시 의견진술에 참여한 강인식 JTBC 차장은 “이철희 의원실로부터 (문건을) 입수했고, 도움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군 장교 수십 명을 만나 직접 취재를 했다”고 밝혔다. 강인식 차장은 “SBS에 대한 반박 보도를 한 번 했다”면서 “그 이후 반박 보도보다는 시청자에게 우리의 취재 내용을 알려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양사의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한다”면서 SBS의 방송도 안건화했다.

24일 방통심의위는 SBS 측의 의견진술을 들은 후 양 방송에 대해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언론사 간 상호 비판은 권장되어야지,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견진술에 참여한 최선호 SBS 정치팀장은 “두 문건이 촛불 집회를 진압하기 위한 병력 출동 검토를 위해 작성됐다는 건 허황된 과장”이라고 말했다. 최선호 팀장은 “한국언론은 상호비평에 인색하다”면서 “또 지난해 3월 JTBC와 손석희 앵커가 가지는 발언권의 크기는 막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왜곡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비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허미숙 소위원장은 “두 방송 모두 심의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 또 (방송사 간 비평을) 심의하고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보도에서 서로 상충하는 측면이 있더라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정주 위원은 “언론사 간에 상호비평을 한다는 의도가 나쁘지 않다”면서 “JTBC도 취재 노력과 사실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객관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심영섭 위원은 “여전히 실체적인 진실은 밝혀지기 어렵다”면서 ‘문제없음’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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