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은 자연의 힘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에 인생의 역경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소재인 당산대지진은 1976년 7월 28일 당산에서 실제 일어난 재난이다. 당시 23초간의 지진으로 당산 시민의 절반인 27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49년 새 중국 창립 선포이후 50~60년대의 배고픔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무려 10여년이나 지속된 문화대혁명 속에서 허덕이던 중국인들에게 들이닥친 7.8의 강진은 육체적 배고픔과 정신적 문화고통을 넘어서는 자연재해의 충격이었다. 자연 앞에서 무능력한 인간의 죽음과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하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잔인한 현실, 25년 동안 중국 사회에서 감히 건드리지 못했던 역사상 최대의 자연재해로 기록돼 있는 당산대지진을 영화화한 것이다.
[대지진]은 여느 자연재해 영화와는 분명 차별성이 있다. 일반 자연재해 영화는 재해 현상을 실감나게 그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대지진]은 자연재해의 처참한 현상보다는 자연재해를 겪은 후의 모습에 촛첨을 맞추었다. 대지진 이후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이 더욱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엄마에게 "아들과 딸 중 누구를 살릴 것이냐?" 질문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엄마는 지옥에서보다 더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딸은 자신이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죽음보다 더욱 참혹한 모녀지간의 아픔은 평생 그들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을 것이다.
[대지진]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자연재해에 무능한 인간? 아니면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 아님 화해와 용서? 정해진 답은 없을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그 정답은 다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가슴 뭉클한 진한 감동을 주리라 여겨진다. 비중국문화권에 이 영화가 100% 가슴으로 와닿을지는 미지수다. 영상 속 중국의 모습이 차갑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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