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김수근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인터뷰를 내보낸 KBS ‘오늘밤 김제동’ 안건을 전체회의에 상정한 것과 관련해 “방통심의위가 여전히 정치심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18일 KBS ‘오늘밤 김제동’은 김정은 위인맞이환영단을 조명했다. KBS는 김수근 김정은 위인맞이환영단 단장의 인터뷰를 2분 정도 방송했으며 패널로 출연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김수근 씨에 대해 비판적 분석을 내놨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의 방심위의 KBS 오늘밤 김제동 전체회의 상정 규탄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해당 방송은 지난 10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거쳐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당시 일부 보수단체가 양승동 KBS 사장, 김수근 단장,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한 상태였다. 전광삼 상임위원과 박상수 위원은 ‘국가보안법 판결이 끝나기 전까진 심의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미숙 소위원장, 심영섭·윤정주 위원은 ‘국가보안법과 해당 방송은 상관이 없다’면서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전광삼 상임위원이 회의 도중 “표결이 적절하지 않다"며 돌연 퇴장해 허미숙 소위원장의 중재에 따라 해당 안건을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방송독립시민행동)’은 21일 <방심위의 KBS 오늘밤 김제동 전체회의 상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방통심의위는 방송의 다양성과 제작 자율성을 위해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 저열한 정치공세에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번 사안은 심의로 포장된 방송 독립성 훼손이자 제작 자율성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김수근 단장은 시종일관 ‘생각할 수 있는 자유’와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주장했을 뿐이며 오늘밤 김제동은 한반도 평화와 협력이라는 시대정신에 따라 사회 곳곳에 표출되고 있는 하나의 목소리를 다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방송소위는 제작진 의견 진술도 모자라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의 퇴장이라는 술수에 말려 이번 건을 전체회의에 회부하는 어리석은 우를 범했다”면서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심의 과정은 자유한국당과 수구 냉전세력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방심위의 KBS 오늘밤 김제동 전체회의 상정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사진=미디어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방통심의위는 해당 방송에 문제없음 결정을 내려야 했지만 전체회의에 회부했다”면서 “여전히 방통심의위가 정치심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방통심의위는 표적심의, 청부 심의를 해 방송장악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면서 “정치권이 방송장악에 들어가 독립성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했다. 정연우 대표는 “현재 방통심의위의 실태를 보면 나아진 것이 없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오늘밤 김제동 방송이 전체회의에 올라간 것을 보면서 방통심의위가 한 발짝도 못 나아간 것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심위의 KBS 오늘밤 김제동 전체회의 상정 규탄> 기자회견은 방송독립시민행동 주최로 2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열렸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조성래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 부본부장, 윤석빈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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