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무한도전에 촬영기법에 대한 도전과 고민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좋았던 때는 텔레파시 특집 당시 캐논 EOS 5D MARK2으로 촬영했던 영상으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이미 ‘나는 전설이다’, ‘닥터챔프’라는 드라마에서 영화 같은 영상으로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캐논 EOS 5D MARK2 카메라를 사용한 것이 물론 캐논의 마케팅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모자에 달린 카메라는 새로운 시선에 대한 도전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텔레파시 특집과 동상이몽 일곱 개의 시선 특집이 브라운관을 통한 새로운 시선에 대한 도전이라 한다면 이번 동상이몽에서 추구하는 시선에 대한 도전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어떤 이는 이번 특집이 정신없고 재미없고 소재의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합니다. 텔레파시 특집이 영상미를 쫒았다면 동상이몽 특집은 멤버들의 시선에 기준을 두었습니다. 물론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첫 번째가 서로의 시선과 생각이었습니다. 제작진의 의도는 모자에 달린 카메라가 멤버 각자의 시선으로 보이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각자의 생각과 시선을 통해서 같은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멤버들의 단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했던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보여줬기에 어쩌면 재미 면에서는 다소 진부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특집은 재미보단 이런 다양한 생각들과 다양한 마음 자세, 각자의 기준으로 방송에 임한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일 것입니다. 단순한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고 조금은 생각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에 도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능은 예능이지 그냥 편하게 보는 거 아니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많은 메시지를 담는 제작진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예능을 보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방송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선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해본다면 이번 동상이몽 특집은 좀 더 이해하기 편한 방송이 될 것 같습니다. 모자 위의 어설픈 카메라가 제 역할을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각자의 시선을 디테일하게 잡아내지 못해서 못내 아쉽긴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산만하게 느껴졌는지 몰라도 늘 편하게 해오던 대로 쉽게 가지 않고 새로움을 쫒는 무한도전에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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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을 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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