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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탈당 기자회견에 홍영표는 왜?당 지도부의 손혜원 지지 재확인…권력에 가까운 사람에 더 가혹한 모습 보여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9.01.21 09:18

논란의 중심에 선 손혜원 의원이 20일 더불어민주당을 결국 탈당했다. 검찰 조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 다시 복귀할 거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이런 식으로 해서 의혹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맥없는 대응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지 않나 우려가 생긴다.

손혜원 의원이 의혹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탈당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과 정부,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은 손혜원 의원과 김정숙 여사가 고교 동창이라는 사실을 물고 늘어지며 이 사건을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사건 자체와 청와대의 연결고리가 드러난 것이 없는데 이 대목을 그야말로 집중 공략하는 것은 정파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탈당을 해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일 손혜원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힌 기자회견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오히려 정권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게 됐다. 첫 번째는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잘못을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잘못한 것이 전혀 없는데 잘못을 인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투기’ 여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유관 상임위에 소속된 국회의원으로서 업무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사업에 사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대다수 사람들이 이 대목에 있어서는 거의 같은 관점을 갖고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의혹이 처음 제기될 때만 해도 손혜원 의원의 처신을 이해하려는 것에 가까웠던 목포 지역 분위기도 “너무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국면이 아닌가 싶다. 박지원 의원이 “투기가 아님을 확신한다”고 하다가 입장을 뒤집은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물론 박지원 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역구 내에서 대항마의 등장이나 정계개편의 전망 및 이에 따른 선거 출마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은 결국 지역 여론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 동행함으로써 보수세력이 제기한 ‘프레임’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손혜원 의원과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가 탈당을 만류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데, 이는 사실상 당 지도부가 “투기가 아니라는 손혜원 의원의 해명을 수용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홍영표 원내대표가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것은 당 지도부가 기존의 판단을 철회한 게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면서 손혜원 의원에 대한 우회적인 지지표명을 한 걸로 해석해야 한다. 즉, 당 지지층 여론을 감안한 그림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와 손혜원 의원이 20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두 가지 대목은 애초 의심을 갖고 보는 쪽에게는 “역시 손혜원이 세다”는 인식의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 손혜원 의원이 집권 여당의 원내 지도부를 병풍처럼 놓고 기세등등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실세’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거다. 이 장면은 손혜원 의원이 과시하는 권력의 근본이 영부인과의 ‘관계’라는 온갖 가짜뉴스들의 소재로 활용될 것이다.

손혜원 의원은 그동안 인생과 목숨을 건다고도 하고 의혹을 집중 보도한 SBS나 자신을 비판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을 향해 함께 검찰 조사를 받자고 주장해왔다. 이런 ‘오버액션’은 어떤 억울함의 발로이기도 하겠지만 악의적으로 설정된 ‘프레임’을 돌파하고자 하는 나름의 전략이라는 측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어떤 점에서 ‘오버액션’은 더불어민주당에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손혜원 의원을 감싸고 보호하라는 게 아니라, 정반대의 의미로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수정권이 결국 교체된 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를 열망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란 어떤 공정함을 구현하는 것일텐데 어떤 의미에서 ‘봐주지 않는 것’이란 말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세의 딸이라는 이유로 대학 생활에서 보통 학생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특혜를 받은 것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그렇다.

이런 정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따로 다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세계관이 만들고 있는 부정적 영향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의 차원에서는 이런 정서가 지금 정권이 원하는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어떤 ‘액션’이 필요하다 근거가 된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손혜원 의원의 경우라면 영부인과의 ‘관계’가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사실을 밝히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혐의를 뒤집어 씌워 억울한 사람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다만 권력과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가혹하게 단속한다는 어떤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문제는 더 철저하게 다룬다기 보다는 여전히 건드리기 어려운 일처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문제가 그랬고, 청와대를 나온 다음에야 기소가 된 송인배 전 비서관 문제도 그렇다. 이런 사례가 늘어갈수록 이후에 정말 심각성이 큰 사건이 터질 경우 정권이 져야 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건들은 정권을 기준으로 보면 ‘하인리히 법칙’과 비슷한 것일 수도 있다. 저주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거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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