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8.24 토 13:32
상단여백
HOME 뉴스 비평
중앙일보, 문 대통령 '소득 불평등 최고' 발언 꼬투리 잡기한국당 합세 "가짜뉴스로 국민 현혹"…취지와 맥락 대신 숫자에 집착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1.17 13:1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중앙일보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비난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살필 필요가 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향성을 잡으려는 취지다.

17일자 중앙일보는 이정재의 시시각각 코너에서 <"소득 불평등 최고"라는 가짜뉴스> 칼럼을 게재했다.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고 했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며 "명백한 가짜 뉴스를,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말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고 썼다. 이 칼럼니스트는 "여러 언론이 이 말의 오류를 지적했다"며 "하지만 청와대와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한마디 해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17일자 중앙일보 <이정재의 시시각각>.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지니계수, 팔마 비율, 퀸타일 비율 등을 근거로 한국이 소득 불평등, 양극화가 극심한 나라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유엔인간개발보고서에서 156개국 가운데 한국의 지니계수는 28위, 팔마비율은 28~30위, 퀸타일 비율은 40위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고의적·반복적이었다는 점에서 실수였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부터 '극심한 불평등'을 말해왔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며 여전했다"고 썼다.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사실 왜곡이 시작된 건 두 달 전쯤"이라며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발전된 나라들 가운데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심한 나라'는 명백히 거짓"이라며 "그래도 이땐 '발전된 나라들 가운데'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했다. 그러더니 지난주엔 거두절미, '대한민국=세계 최고의 불평등 국가'로 못 박았다"고 말했다.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왜 그랬을까. 짐작은 간다"며 "대통령은 그즈음 지지율 급락에 시달렸다. 고용 참사 같은 참담한 경제 성적 탓이 컸다. 경제 실패를 부정해 온 대통령으로선 '경제 실패 프레임'에 맞설 강력한 대응 프레임이 필요했을 수 있다"고 썼다.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이낙연 총리는 지난해 10월 '가짜뉴스를 만드는 사람도, 유포하는 사람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도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며 "그렇다면 대통령의 가짜뉴스는 어떻게 해야 하나. 누가 처벌 대상인가. 가짜뉴스를 읽은 대통령인가, 그걸 써 준 참모나 연설문 담당자인가, 아니면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보도한 유포자, 언론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정재 칼럼니스트는 "사실 나는 가짜뉴스 처벌에 부정적 입장이었다"며 "광우병·천안함·세월호 관련 수많은 가짜뉴스가 나라를 뒤덮었을 때도, 그런 쓰레기들을 처벌하다가 진실까지 박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정부의 처벌 의지가 그토록 강하고, 그 안에 대통령의 가짜뉴스도 포함된 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 찬성할 밖에"라며 칼럼을 마무리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17일 오전 논평에서 중앙일보 해당 칼럼을 참조한 논평을 내놓고 말꼬투리 잡기에 합세했다. 한국당은 김순례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가짜 뉴스'를 뿌리 뽑겠다고 했는데 정작 본인들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우리나라가 불평등이 '가장' 극심한 나라라고 한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가짜뉴스'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중앙일보와 같이 팔마비율을 인용했다. 2018년도 유엔자료에 의하면 OECD 국가 중 한국의 팔마비율은 1.2로 결코 나쁘지 않으며, 36개국 중 우리나라보다 좋은 나라는 11개국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한국당은 "국민들을 현혹하기 위한 명백한 '가짜 뉴스'를 생산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통계청이 발표한 '18년도 3분기 가계 동향조사'에서 소득하위 20% 가구 소득이 전년도 대비 7% 줄고, 상위 20%는 8.8%나 늘어남으로서 현 정권 들어 부의 양극화,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이는 문재인 정권 집권 후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 현 정권이 주도적으로 실시한 정책들에 대한 후유증"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법과 제도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정책의 최종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은 잘못된 인식에서 만든 정책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아집은 버리고, 국민을 더 이상 현혹하거나 실험의 대상으로 삼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와 한국당의 주장은 겉으로 드러난 숫자에만 집착한 것으로 보인다. 맥락을 살피고 취지를 읽어낼 필요가 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다. 한국 GDP는 2017년 기준 1조5302억 달러로 세계 12위다. 1인당 GDP도 2만9743.5달러로 세계 26위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할 국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나은 나라가 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자주 비교가 되는 것이 OECD 가입국들이다. 한국당 논평을 자세히 뜯어보면 중앙일보가 제시한 지표 중 팔마비율을 차용했다. 팔마비율은 최상층 10%와 최하층 40%의 소득 점유율을 비교한 것으로 소득불평등을 얘기할 때 인용되는 지수다. 한국당은 이를 근거로 우리보다 상황이 나은 나라가 11개국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러나 역시 소득불평등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얘기가 다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5로 2016년 OECD 35개국 평균 지니계수 0.317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35개국 가운데 31위다. 소득 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수치로 확인된다. 소득 재분배를 거치기 전인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5년 0.396까지 하락했던 것이 2016년 0.402로 올랐고, 2017년에는 0.406까지 올랐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흐름에 편입되고 있는 시점에 소득의 불평등 못지않게 지적되는 것이 '부의 불평등'이다. 2018년 한국의 가구 평균 자산은 처음으로 4억 원을 넘겼지만 불평등은 가속화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 가구 평균 자산은 4억1573만 원이다. 이를 소득 5분위로 나눠보면 1분위 자산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1억3331만 원, 2분위 자산은 6.4% 증가한 2억3408만 원, 3분위 자산은 8.4% 증가한 3억4407만 원, 4분위 자산은 4.6% 증가한 4억6128만 원, 5분위 자산은 9% 불어난 9억572만 원이었다. 소득 1분위 대비 5분위 자산 배율이 6.8배에 달해 지난해 6.4배보다 차이가 더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의 경우에는 상위 쏠림 현상이 더욱 크다. 소득 상위 10%인 10분위가 순자산의 42.3%, 9분위가 18.2%를 점유하고 있다. 소득 상위 20%가 전체 순자산의 60.5%를 점유하고 있다.

'불로소득'에서의 쏠림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배당소득으로 상위 0.1% 고소득자가 받아간 수익이 전체 배당소득 14조863억 원의 51.7%에 달한다. 이자소득도 상위 1.8%인 93만 명이 받아가는 소득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7조927억 원에 달한다. 상위 10%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들이 가져가는 이자 소득이 전체 90.7%에 달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보내주신 후원금은 더 나은 기사로 보답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전혁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