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정훈 SBS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노동시간이 오버되면 어떡하나? 알아서 해라”라는 발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직원들을 불법과 공짜 노동으로 내모는 발언”이라면서 “노동시간 단축과 일과 삶의 균형에 관한 기본 철학이 있는지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9일 발표한 노보에 따르면 박정훈 SBS 사장은 2019 경영목표설명회에서 “변하지 않는 성공의 법칙은 죽어라고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사장은 “노동시간이 오버되면 어떡하나? 알아서 하라”면서 “내가 불법을 조장할 수 없지만 알아서 죽어라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도 못 하고 행복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박정훈 SBS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SBS본부는 “직원들을 불법과 공짜 노동으로 내모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SBS본부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사장이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이런 기업에서 지속 가능한 조직문화와 공동체 의식이 생겨날 리 만무하다”면서 “이런 기업이 사회적 신뢰를 공고히 하는 건 처음부터 가당치 않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SBS본부는 “MBC 사장은 신년사에서 ‘수익창출, 광고매출, 콘텐츠 전략’을 언급했지만 ‘우리가 왜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려 애쓰는 것인지 근본을 생각해보자’고 말했다”면서 “방송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소명을 갖고 혼돈 속에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려주는 등대가 돼 국민의 방송으로 일으켜 세우자는 구성원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제시하려 한 점이 유달리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SBS본부는 “무엇 좀 느껴지는 게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SBS 사측 관계자는 “진짜 법을 어기라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정훈 사장이 심각하게, 불법을 어기라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훈 사장은 1991년 SBS PD로 입사해 편성실장, 제작본부장, 드라마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생명의 기적, 환경의 역습 등을 연출했고 한국방송대상, 백상예술대상 등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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