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와 신인왕 발표로 조금은 야구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던 10월의 마지막 주, 그 시작이 상큼합니다. 어제 하루종일 화제가 됐던 건 아무래도 타격 7관왕의 MVP, 이대호 선수였죠.

류현진 선수도 대단했지만, 역시 이대호 선수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나 봅니다. 59-30으로 완승을 거뒀다는 거. -그 이대호 선수도 2006년엔 신인 류현진에게 12표차로 MVP를 내줘야 했다는..-

하지만, 더욱 대단한 건 신인왕이었습니다.

92표 중 79표를 획득하며 확실한 1등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건 바로 두산의 양의지 선수, 올시즌 기록한 20개의 홈런은 신인포수 한 시즌 최다홈런입니다. 공격형으로도 인상적인 포수지만, 수비에서도 신인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던 양의지,

사실 신인급 선수가 안방마당을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노릇이고, 그렇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대단하게 다가오죠. -사실 양의지 선수는 2006년에 데뷔를 한 이른바 중고신인이긴 합니다만.-

1990년 김동수(LG 트윈스), 1999년 홍성흔(두산 베어스)에 이어 3번째 포수신인왕을 차지한 양의지, 포수로서 주전 마스크를 쓴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데 그 활약에 힘입어 신인왕까지 탄 건, 정말 박수를 마음껏 보내고 싶은데요.

따지고보면, 포수의 신인왕 수상을 3번뿐, 3번 밖에라고 이야기하는 건 그 자체에 모순도 있는 거 같습니다. 28번의 신인왕 중, 3번이란 건 매우 드문 수치가 맞습니다만.

절반이 넘는 15번을 투수가 차지했다는 걸 보면, 투수의 절대적인 신인왕으로의 비율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투수라는 보직 자체가 팀에서 숫자가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신인으로 데뷔하기도 좀 더 유리한 포지션이란 걸 알 수 있죠.-

그밖에 신인왕 비율을 보면, 외야수 6번과 1루수를 포함한 내야수 4번이 있는데요.

이런 걸 보면 포수를 포함한 야수들의 신인왕 수상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나아가 수비위주의 포지션이 특히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 밝게 웃는 양의지 선수, 더 크게, 더 즐겁게 웃어도 좋습니다! 흔히 말하는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이니깐!

한마디로!

포수란 자리에 신인이 앉아 시즌을 지켜내고 있다면 거의 신인왕의 포스를 갖췄다고 해도 되겠단 생각이 든다는 거. 또, 여지껏 그런 힘든 경쟁에 무려 3명이나 있다는 건, 참 적지만 또 참 많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양의지 선수의 팬이라고 하긴 뭣합니다만.. 모든 포수들에 대한 팬이라곤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야구를 보며 늘 가장 매력적이라 느끼는 포지션이 바로 포수라는 겁니다.-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더구나 신인 포수들이나 백업 포수들을 보면 그 감흥이 더욱 짙어집니다. -더욱 개인적이군요.-

첨언한다면,

정말 대단한 건 포수로서 신인왕보다 MVP가 더 어려운 거 같다는 겁니다. 3번이나 신인왕을 배출했지만, 포수 MVP는 여지껏 단 2번뿐! 1983년의 이만수 포수와 2000년의 박경완 포수가 전부였습니다. -MVP의 경우, 야수들의 수상 확률이 더 높은데도 말이죠.-

부디, 바란다면.. 다시 한번 포수출신 MVP를 보고 싶다는 것, 그리고 양의지 선수가 신인왕으로서 MVP에 이르는, 첫번째 포수가 되주는 좋은 모습을 앞으로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는 겁니다.

몇년 뒤, MVP만큼의 큰 영광을 향해, 오늘의 영광을 더 큰 발판으로 삼으라고, 팬으로서 큰 응원 보내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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