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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부작용, 만재도가 걱정되는 이유[블로그와] 들까마귀의 통로
들까마귀 | 승인 2010.10.26 13:31

1박2일의 개국공신인 이명한 담당 CP의 교체, MC몽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한 하차로 급하게 만들어진 5인 체제, 김종민의 더딘 적응으로 인한 밸런스의 위기 등등. 여러모로 과도기에 있는 지금 1박2일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저마다의 생각이 있을 것이고 만족과 불만족의 부분들이 많겠지만 최근 느끼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도리어 프로그램 외적인 부분입니다. 어쩌면 1박2일이 만든 가장 큰 부작용. 그리고 그들이 디디고 있는 근본적인 목표 자체에 대한 우려와 회의가 느껴지는, 하지만 결코 1박2일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죠.

   
   

   
   

 

 

 

 

 

종로 특집 이후 이승기의 미션과 함께 널리 알려진 이화마을의 천사 그림이 갑자기 급증한 방문객들과 몇몇 몰지각한 방문객들의 행패로 고통 받은 주민들의 항의를 접한 작가의 손으로 지워졌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다시 왕십리 광장에 새로운 형태의 천사 그림이 그려진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지만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누리지 못하는 사정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어요. 1박2일 멤버들이 각자 걸어 다니며 소개해준 지리산 둘레길 역시도 날마다 몸살을 앓으며 길은 쓰레기더미로 변했고, 호젓했던 동네는 배 이상 급증한 행락객들의 방문으로 특유의 멋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고 합니다. 유명해졌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천연 자연의 보고라며 만개의 보물을 가지고 있다는 신안 만재도를 소개했던 이번 주 방송을 보면서 제 마음 한 구석에는 저 아름다운 풍경 역시도 곧 철없는 몇몇 이들 때문에 망가져버리지 않을까 불안하더라구요. 뱃길로 무려 6시간이나 걸린다는 그 먼 곳까지 찾아가 TV에서 본 것처럼 이름도 생소한 배말과 거북손을 별미를 맛보기 위해 캔다며 괜시리 멀쩡한 바위를 들쑤시고, 바다낚시를 해야 한다며 바다 곳곳을 쓰레기장으로 만들면 어떻게 하지? 평생을 바다와 함께 소박하게 살아오신 그곳 주민들의 삶이 어그러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 같은 섣부른 걱정과 불안 때문에 그 아름답고 신기한 풍경을 보며 감탄하다가도 순간순간 한숨이 나왔어요.

   
   
당연히 이런 부작용들의 책임이 1박2일 프로그램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우리가 모르고 있던 금수강산의 보물들을 소개시켜 주고 많은 이들에게 한번쯤 방문하고 싶게끔 알려주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미처 그곳에 갈 수 없는 이들에게도 간접 체험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죠. 그토록 많은 이들이 이들의 안내를 받아 직접 찾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1박2일이 우리에게 좋은, 신뢰할 수 있는 여행 안내서라는 이야기겠죠. 각종 지자체들이 1박2일을 유치하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그들이 다녀간 자리에 자연스럽게 명소들이 생겨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힘을 보여주는 것이겠구요.

문제는 우리에게, 아니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전체 물을 흐리는 몇몇 미꾸라지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것이 있어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자기들만 즐기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이고 짧은 생각이 만든 부끄러운 풍경이죠. 귀한 것을 귀한 줄 모르는 이들에게 1박2일이 알려주는 우리 강산의 비경들은 그야말로 과분한 사치입니다. 1박2일이 지나간 자리는 기대하지 못한 호황을 누리며 지역경제가 살아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욕심, 어리석음으로 망가지고 본래의 멋과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1박2일 제작진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부디 이들이 다녀간 이후의 영향까지도 생각하고 배려해 주면서 그곳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는 것과 동시에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은 없는지 천천히 알려주며 진행해주었으면 합니다. 이곳으로 놀러오라는 말만큼이나 소중한 것들을 지켜달라는 말을 조금만 더 강조해주었으면 하구요. 예능 프로그램에게 과중한 책임감을 요구할 생각은 없지만, 1박2일은 이제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동참하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여행 프로그램이 되었으니까요. 당연히 알아서 지켜야 할 것도 무시하는 부끄러운 이들 때문에 참 별의별 걱정을 다하게 되는군요.

'사람들의 마음, 시간과 공간을 공부하는 인문학도.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민심이 제일 직접적이고 빠르게 전달되는 장소인 TV속 세상을 말하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소통하는 통로' - '들까마귀의 통로'  raven13.tistory.com

 

들까마귀  raven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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