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경제 인터넷판 한경닷컴이 “신재민 전 사무관은 대범하고 적극적이며 구속받기 싫어한다. 30대에 운세가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분석의 근거는 관상학자의 주장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관상학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경닷컴은 <전문가가 본 신재민 전 사무관의 관상 "대범하고 적극적이며 구속받기 싫어해"> 보도에서 관상학자의 주장을 근거로 신재민 전 사무관을 평가했다. 기사에 등장한 한 관상학자는 “(신재민 전 사무관은) 눈썹 뒷부분이 약하고 흐릿하며 코뿌리가 낮고 이마 하부 이마 측면이 다소 낮은 점을 감안하면 30대에 운세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의 <전문가가 본 신재민 전 사무관의 관상 "대범하고 적극적이며 구속받기 싫어해"> 보도. 기사 제목과 내용 일부 편집 (사진=네이버 뉴스 화면 캡쳐)

이 관상학자는 “신 전 사무관은 33~34세 경 불합리한 결론이나 부적합한 행위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관상”,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하는 성격이라 자칫 잘못하면 다소 적절치 못한 말을 하기 쉽다”, “다소 감정적으로 성급한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수상으로 봐서는 확실하고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행동하는 부류” 등의 분석을 내놨다. 관상이라는 비과학적 주장이 기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한경닷컴이 관상으로 인물을 분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한경닷컴은 <모델 김우영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숨져…같은 뱀 문신 했다 단명한 고 신해철 재조명> 기사에서 뱀 문신이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관련기사 ▶ 한경닷컴, 김우영 사망사건 기사에 신해철 언급)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한 관상학자는 “화장, 문신 등은 어느 부위에 어떤 색상을 하느냐에 따라 자식, 애정뿐만 아니라 재물, 직업 운 등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유족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보도였다. 당시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신재민 전 사무관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같으며, 관상학자 역시 같은 인물이다.

언론이 관상·역술 등 비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한경닷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4월 일요신문은 지방선거의 판세를 분석하면서 역술가의 의견을 활용하는 등 객관적 근거 없이 선거결과를 예측했다. 이에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일요신문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관련기사 ▶ 일요신문, 역술가의 지방선거 판세 분석 보도로 제재)

지난해 5월 동아일보는 역술인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결정적 위기에 빠질 거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십성 잡지에서나 나올만한 비과학적인 보도”라면서 “매체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주는 자해 수준의 보도”라고 지적했다.(관련기사 ▶ 동아일보, 역술인 인용해 '김정은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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