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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신재민 논란에서 조선일보가 외면한 것조선일보, 문 대통령 설명 요구하고 나서…정부·당사자 해명-추가 논란은 뒷전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1.07 12:4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전직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이 폭로 사건의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이러한 주장은 정부의 해명이나 사건의 전후를 외면한 일방적인 공세라는 지적이다.

7일자 조선일보는 <靑 '국채 발행 압박' '민간 사찰' 당사자인 대통령 왜 침묵하나> 사설에서 "신 전 사무관과 김 수사관의 폭로는 내부에서 직접 그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들의 폭로다. 신빙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사실이면 국민의 믿음을 배반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적자 국채 발행 압박'은 기재부가 청와대 압박을 받아 세수호황에도 나랏빚을 갚은 게 아니라 거꾸로 국채를 발행해 나랏빚을 늘리려 했다는 것"이라며 "그 이유는 '정권 말 자금'이 필요하고 전 정권을 먹칠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가 기재부를 통해 민간기업인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고 기재부는 기업은행을 통해 이를 실행하려 했다는 것도 거의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김태우 수사관도 특감반 상관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민간인 사찰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작성해 보고했다고 폭로했다"며 "그는 작년에 특감반 책임자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검찰 간부의 비위 관련 첩보 보고를 올렸는데 박 비서관이 도리어 이 정보를 해당 검찰 간부에게 누설했다고 했다. 박 비서관과 검찰 간부는 가까운 사이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와 기재부가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를 규명해야 하는 명예훼손 혐의는 놔두고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만 두 사람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내용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두 사람의 내부 폭로 내용과 같은 혐의로 지금 여러 사람이 감옥에 들어가 있다. 법이 공정하다면 이 정권 사람들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사설에는 신 전 사무관과 김 수사관의 일방의 주장만 담겼다. 정부나 당사자의 해명은 전혀 담겨있지 않다. 아직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따져볼 여지가 많은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단정'은 부적절해 보인다.

신 전 사무관의 자살 시도 이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주기 바란다"며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특정 실·국의 의견이 모두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우 수사관 폭로 건과 관련해서 청와대는 "특감반원은 자신이 주제를 정해 첩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폭로된 문건은) 아무런 지시 없이 자신이 생산한 문건"이라며 "이 부분(민간인 사찰 의혹이 있는 부분)이 특감반 초기에 이전 정부에서 민간 영역까지 다양한 첩보를 수집하던 관행을 못 버리고 민간 영역 첩보를 수집·작성해서 특감반장에게 보고돼 폐기된 문건"이라고 말했다.

KT&G 사장 인사 개입 정황의 경우에는 KT&G의 내부카르텔을 중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0월 29일 일요시사는 KT&G 내부가 전임 사장들로부터 'TK카르텔'로 반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요시사가 보도에 인용한 문건에서는 KT&G의 주요 지배 세력은 TK 출신으로 출신 지역(대구·경북), 출신대학(영남대,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이 모두 TK지역인 특수한 형태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 당시 임명된 민영진 전 KT&G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 전 KT&G 사장의 최측근이었다고 한다. 일요시사는 현재 사장인 백복인 사장은 사실상 민 전 사장에게 사장직을 물려받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런 내용들은 외면한 채 문재인 대통령이 신 전 사무관, 김 수사관 폭로의 당사자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폭로 내용은 대통령의 직접 지시나 묵인 없이는 실행되기 어려운 일이 대부분"이라며 "몇 조원에 달하는 국채를 억지 발행하려는 것이 대통령 모르게 진행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심각한 사태의 당사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절 해명 없이 침묵하고 있다. 이렇게 뭉개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국 특검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이 사건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하게 설명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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