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F1 그랑프리가 전라남도 영암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전 세계 3대 메가 스포츠 중 하나인 F1 경기가 국내에서 개최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모터 스포츠 마니아들은 열광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엄청난 티켓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머신의 굉음을 현장에서 느낀 마니아들로서는 최고의 순간이었을 듯합니다.
알론소 역사에 남을 첫 번째 영암 서킷 우승자
종합 순위 1위인 레드 불 팀의 웨버와 예선 1위로 폴 포지션을 차지한 같은 팀 신성 베텔로 인해 레드 불의 영암 서킷 우승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절대 강자 슈마허 전성시대를 마감하게 했던 알론소와 영원한 숙적 해밀튼이 우승 경쟁자로서 멋진 레이싱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고 결과도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오랜 지체에도 첫 대회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레이싱은 시작되었지요. 앞차로 인해 거대한 물보라가 만들어져 레이싱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은 당연한 듯 머신들의 사고가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고속도 320km까지 낼 수 있는 머신은 아주 작은 흔들림만으로도 커다란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스포츠입니다.
초반 변수는 F1 시즌 종합 1위를 달리던 웨버가 탈락하면서부터였습니다. 빗길 레이스는 탈락해서는 안 되는 웨버를 초반에 밀어내며 누구도 레이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코스 이탈이 너무 잦아 후반 들어서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다가왔고, 수투의 위험한 레이스는 결국 고바야시 머신과 충돌하며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영암 레이스 최고 변수는 예선 1위로 폴 포지션을 차지하고 55바퀴 중 46바퀴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베텔이 엔진 고장으로 탈락한 것이었습니다. 2위 알론소를 많게는 3초, 짧게는 1초 이상 차이를 두며 우승이 가능해 보였기에 그의 탈락은 더욱 아쉬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치러지는 대회이기에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대회가 임박해져서야 서킷이 완전한 모습을 보였고 숙박을 비롯한 부대시설과 외국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 등은 앞으로 풀어야만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많게는 백만 원이 넘는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10만 석의 좌석 중 8만 석을 채웠다는 것은 흥행에서도 성공한 대회임이 분명했습니다. 그만큼 국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F1 경기를 고대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머신 한 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최고의 기술자 집단과 첨단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세계 상위권 자동차 생산업체가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F1에서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기에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여러 아쉬움 속에서도 머신이 내뿜는 굉음만으로 흥분할 수 있었던 오늘은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날이었습니다. 내년에는 현장에서 굉음과 함께 레이싱의 진수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하게 만든 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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