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조현병 환자에 부정적인 편견을 조장하고 왜곡된 묘사를 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 <여우각시별>에 대해 각각 의견진술·행정지도 의견제시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21일 SBS <황후의 품격>은 조현병 환자에 부정적인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극 중에서 테러가 발생했는데 배우가 “범인은 조현병 환자고 망상에 빠져 피해자를 공격한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조현병 환자를 폭력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표현했다. 또 레미콘으로 사람을 생매장 하는 장면과 선정적인 장면을 방송했다.

▲SBS <황후의 품격>, <여우각시별> (사진=SBS 홈페이지 캡쳐)

SBS <여우각시별>은 지난해 10월 1일 방송에서 약을 제시간에 챙겨 먹지 않아 공항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조현병 환자의 모습을 그렸다. 극 중 주인공이 조현병 환자의 폭력성 때문에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해당 방송이 논란이 되자 <여우각시별>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와 달리, 조현병 환우 및 가족 여러분과 공동체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현병이 방송에서 자극적 소재로 이용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25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는 조현병 환자를 범죄자로 표현한 바 있다. 당시 출연자였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취 감형’에 대한 대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 조현병 문제가 있잖아요…조현병 환자에 의한 이런 느닷없는 폭행, 이런 사건들이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방송 후 채널A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고, 방통심의위는 채널A에 법정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3일 열린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황후의 품격>과 <여우각시별>에 대해 각각 의견진술·행정지도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방송자문특별위원회는 “<황후의 품격>이 조현병 환자를 왜곡해 묘사했다”면서 전원 의견으로 ‘문제 있음’ 결정을 내렸다. 방송소위 위원들은 "방송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면서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여우각시별>에 대해선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두고 있는 가족에게는 비수로 꽂힐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드라마 구성상 필요한 내용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의견제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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