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승호 MBC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내일(3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 발전을 위한 파트너 협상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협상이 잘 마무리된다면 우리 OTT 플랫폼을 국내의 강자로 만들 뿐 아니라 세계 속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토대가 마련된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한국판 넷플릭스', '그랜드 플랫폼'으로 일컬어지는 국내 콘텐츠 연합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얘기다.

최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우리가 새 목표를 달성하려면 추세를 반전시켜야 한다"며 광고수익 증가와 콘텐츠 유통전략의 발전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면서 "콘텐츠 유통전략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지상파와 케이블, 디지털을 넘는 전체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증폭시켜서 수익으로 만들어낼지 고민해야 한다"며 "내일 OTT 플랫폼을 함께 발전시킬 중요한 파트너와의 협상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OTT '옥수수'와 지상파 OTT 'POOQ' 로고

최 사장이 언급한 '중요한 파트너'는 통신사인 SK텔레콤인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의 OTT '옥수수'는 지상파 OTT인 '푹(POOQ)'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며 조만간 관련 사업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분 인수를 통한 업무협약(MOU)이 이뤄지는 셈이다.

방송사업자부터 통신사업자까지 참여하는 이른바 '한국판 넷플릭스' 논의는 지난해 초부터 언급되기 시작해 10월부터 본격화됐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푹'을 인수합병하거나 지분 인수를 통해 협업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당시 사장 연임에 도전했던 양승동 KBS 사장은 후보자 시절 정책발표회에서 지상파·종편·통신사 등과 함께 '한국판 넷플릭스'를 추진하겠다며 이미 각 사업자 간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고 말해 업계 전망을 뒷받침했다. 논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종편은 JTBC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협상이 잘 마무리된다면 우리 OTT 플랫폼을 국내의 강자로 만들 뿐 아니라 세계 속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토대가 마련된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옥수수'의 분사 및 동남아시아 진출 전망과 맥이 닿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푹과 제휴 논의가 급물살을 타 내년 초에 옥수수 동남아 진출을 해보려고 한다"며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국내 콘텐츠 연합을 함께 만들어 분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넷플릭스'는 주무부처인 방통위에서 관련 사업자들에게 권장했던 사안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국내 방송산업이 밀려나거나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전체회의에서 "개인적 판단으로 세계에서 넷플릭스에 대항할 OTT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사가 '구독'에 의존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각오를 갖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8월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국내에 강력한 OTT를 만들어 해외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큰 수익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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