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감사에 김영헌 전 KBS 시큐리티 사장을 임명했다. KBS 감사실장 시절 비리 연루 감사 임명에 항명해 전보된 바 있는 김 신임 감사가 복귀하면서 KBS 감사실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통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 이사회가 임명제청한 김 씨를 KBS 감사에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김 신임 감사의 임기는 2021년 12월 25일까지다.

김 감사는 KBS 감사실 감사기획 부주간, KBS 정책기획센터 지역·법무팀장, KBS 감사실장, KBS 시큐리티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헌 KBS 신임 감사 (사진=방송통신위원회)

김 감사는 2009년 감사실장 시절 감사원 감사 결과 채용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KBS 감사에 임명제청되자 이에 항명, 인천사업지사 평직원으로 전보된 바 있다.

당시 감사실 직원들은 해당 인사의 감사 임명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사측은 감사실 직원 전원을 전보조치했다. 김 감사는 감사실장에서 물러난 직후 이어진 사측의 '물갈이'인사에 대해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감사실 인사 초유의 일이다. 무슨 큰 죄를 졌다고 숙청하듯, 이런 인사가 있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김 감사의 복귀로 KBS 감사실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홍구 전임 감사 체제의 KBS 감사실은 양승동 KBS 사장 취임 이후 사내 성폭력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과거 KBS에서 있었던 부당인사와 관련해 책임자 조사 및 징계를 하지 않는 등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면서도 과거 KBS에서 발생한 방송 공정성 침혜 사례와 부당인사 등을 조사하는 기구인 '진실과미래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감사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어 언론노조 KBS본부로부터 "감사실이 사측에 '적폐청산'을 하지 말라는 의견을 낸 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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